“하이파이브 안해주려고 했는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20일)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던 정훈과의 ‘케미’에 대해 언급했다.
전날 롯데는 3-1로 승리했다. 2-1의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다 8회 정훈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한시름을 덜었다.
이때 정훈이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김태형 감독이 몸을 돌렸다. 정훈은 개의치 않고 김태형 감독의 엉덩이를 세게 때리면서 응답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파하면서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정훈의 홈런을 반겼다.
경기 후 정훈은 “저도 왜 했는지는 모르겠다. 감독님께서 고개를 돌리시길래 저도 모르게 기쁜 나머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으면서 “요즘 제가 감독님 동선에 전혀 걸리지 않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뭐 약속 그런 것을 잡을 수 없었다”고 웃었다.
이어 “홈런은 나도 예상 못했고, 감독님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홈런을 치고 들어가서 뭔가 때리고 싶었는데 저도 모르게 손이 나간 것 같다. 내일도 피해다니려고 한다”고 웃었다.

김태형 감독은 “하이파이브 원래 안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세게 맞았다”고 웃으면서 “1점이 되게 중요했다. 마무리 투수가 1점에 올라가는 것하고 2점에 올라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비가 쏟아지고 또 5회 수비 방해 등의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경기를 풀어간 알렉 감보아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9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7회에도 올라왔지만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았고 후속 류지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김 감독은 “비를 계속 맞고 던졌다. 또 5회 템포가 끊기는 상황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잘 막아줬다. 더 이상 어떻게 잘 던지나”라고 칭찬했다.
전날 김태형 감독을 때리고 눈에 띄지 않겠다던 정훈은 선발 라인업에 계속 포함됐다. 이날은 좌익수로 나선다. 김동혁(중견수) 고승민(1루수)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지명타자) 정훈(좌익수) 김민성(3루수) 한태양(2루수) 정보근(포수) 전민재(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박세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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