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8년 만에 독립영화 주연을 맡았던 배우 판영진이 우울증과 생활고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지 10년이 지났다.
2025년 6월 22일은 故판영진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흐른 날이다.
고인은 지난 2015년 6월 22일 오후 11시 45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자신의 집 앞마당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58세.
주민이 발견해 119 구조대에 신고한 가운데 숨긴 판영진은 운전석에 앉아있었으며 조수석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판영진이 남긴 메시지에는 ‘인생이 무상하다, 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죽어보려고 하는데 죽어지지도 않는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판영진은 사망 3일 전 소셜 미디어에 ‘저 잡풀은 잡풀이요 저 소나무는 소나무요 잡풀이 어찌소나무가 되리요’라는 글을 남겼고 사망 한달 전에는 ‘20년을 버티어 온 일산 이 집 이젠 내주고 어디로’라는 글을 남겼다.
경찰은 판영진이 평소 생활고를 비관하고 우울증을 앓았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이 가운데 판영진이 사망 다섯달 전에도 수면제를 다량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등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1978년에 데뷔한 판영진은 2006년 서명수 감독의 독립 영화 ‘나비두더지’에 주인공인 지하철 기관사 역을 맡았다. 당시에 ‘데뷔 28년 만에 주연’이라는 배우로 알려졌지만 생활고와 우울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