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잭슨(24, 첼시)가 최악의 생일날을 보냈다. 그가 교체 투입된 지 4분 만에 퇴장당하며 팀을 패배로 이끌었다.
첼시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플라멩구(브라질)에 1-3으로 졌다.
출발은 좋았다. 첼시는 콜 파머와 엔소 페르난데스, 모이세스 카이세도 등 주축 선수들을 여럿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다. 전반 13분 선제골까지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네투가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후반 들어 흐름이 확 달라졌다. 첼시는 후반 17분 브루누 엔히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러자 엔조 마레스카 감독은 '신입생' 리암 델랍을 빼고 잭슨을 투입하며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첼시는 불과 1분 뒤 다닐루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여기서 잭슨이 대형 사고를 쳤다. 그는 후반 23분 경합 과정에서 왼발바닥으로 상대 수비수의 왼쪽 무릎을 위험하게 가격하면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변명의 여지도 없는 퇴장이었다.
24번째 생일날 투입된 지 4분 만에 다시 경기장을 빠져나가게 된 잭슨. 수적 열세에 처한 첼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후반 38분 왈라스 양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며 그대로 무너졌다.
이로써 첼시는 1승 1패, 승점 3으로 에스페랑스 드 튀니스(튀니지)와 동률이 되면서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순위는 플라멩구(승점 6)에 이은 2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에스페랑스 드 튀니스와 16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경기 후 첼시 출신 존 오비 미켈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이전부터 잭슨과 앙숙 관계였던 그는 "잭슨? 또 말하게 하지 마라. 믿을 수가 없다. 멍청하고, 멍청하고, 또 멍청한 실수"라며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든 건지 모르겠다. 팀이 그의 도움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 상황인지 모르는 건가? 뉴캐슬전에서도 그랬고, 이번에도 또 같은 짓을 했다. 무슨 불만이 있든 변명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잭슨은 지난달 뉴캐슬전에서도 퇴장으로 팀에 피해를 끼쳤다. 그는 위험한 반칙으로 전반 36분 퇴장당했고, 첼시는 경기에서 0-2로 졌다. 최근 4경기에서 두 번이나 레드카드를 받은 잭슨이다.
그동안은 미켈의 비판을 거세게 받아쳤던 잭슨도 이번엔 변명 없이 고개만 숙였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클럽, 스태프, 팀 동료들 그리고 지켜보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 또 한 번의 퇴장이다. 솔직히 나 스스로 화가 난다"라고 적었다.
또한 잭슨은 "팀을 이런 상황에 빠뜨리지 않도록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고의가 아니었다. 그저 잘못 흘러간 축구의 한 순간일 뿐"이라며 "변명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을 받아들이겠다. 팀과 날 믿어주시는 분들을 위해 반성하고 성장하며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죄송하다. 죄송하다.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잭슨은 앞으로도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면 다가오는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첼시는 이달 초 입스위치 타운에서 델랍을 영입하면서 공격진을 보강했다. 둘 다 스트라이커인 만큼 원톱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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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카이 스포츠, 스포츠 키다, 니콜라스 잭슨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