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 부친이 외로움에 가출을 감행했다.
21일(토)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에서는 아일릿 원희가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박서진의 부친 말고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이 공개됐다.
아버지는 최근 뱃일을 하다가 부상당해 당분간 조업은 중단했다고. 팔에 깁스까지 했다는 부친에 대해 박서진은 “팔은 많이 괜찮아지셨는데, 무릎이 안 좋아지셨더라. 연세가 되셔서 회복이 더뎌서 더 걱정이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적막함 속에 TV를 시청하던 부친은 산을 보며 “역시 산이 좋다. 나무도 곧아서 좋다. 산에 살면 행복하겠다”라며 감탄하며 급기야는 “집에 왔더니만 할것도 없고. 나는 아기들 보려고 인천에 올라왔는데. 다들 본체 만체 하고. 많이 서운했다. 마음이 허전하고 그렇다”라며 토로했다.
특히나 부친은 "집에 있다보면 개 다섯 마리하고 나 혼자 있거든. 어떨 때는 혼자 눈물이 난다"라고 털어 놓았다. 이를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은지원은 "문득 아드님들 생각이 나면 눈물이 나신다더라. 홀로 있으면 더 눈물이 나기도 하지 않냐"라며 과거 세상을 떠난 형제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박서진은 “영상 보니까 조금 더 살폈어야 했나 싶다”라고 반성한 가운데, 부친은 “칠십 평생을 가족들을 위해 살았는데, 이제 내 인생을 나도 한 번 살아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라며 의미심장한 선언을 했다.

다음날 아침, 산으로 향한 부친은 그동안 꿈꿔왔던 산 생활을 시작했다. 일평생을 바다에서 살았던 삼천포 토박이인 아버지는 첫 산 생활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내 세상이다!"라고 외치며 어느 때보다 행복해했다.
이 시각, 가족들은 부친의 일탈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박서진은 팬들을 위한 굿즈 제작에 한참이었다. 그러던 중 산중에서 부친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에 박서진은 “예전에 엄마아빠 배가 구멍이 나서 가라앉았던 거다. 두분이 주무시고 계셨는데, 하마터면 같은날 돌아가실 뻔 했다”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게다가 당뇨를 올래 앓아온 아버지에게 가끔씩 저혈당 쇼크가 찾아온다고.
박서진은 “몇 시간 외출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항상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예상치 않게 전화를 받았었다. 지금도 건강이 안 좋으신데, 또 그런 전화를 받을까 봐 항상 무섭고 걱정이 된다”라고 털어놨다. 가족들은 “언제 올 거냐”라며 물었지만, 부친은 “안 갈란다. 풀 그거 뜯어먹고 살면 되지”라며 “사람이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지”라고 말했다. 박서진은 “팔 다리도 아프다면서 산에 어떻게 올라갔나”라며 “당뇨약은 챙겨갔나. 빨리 집으로 와라”라고 재촉했지만, 부친은 “나 신경 쓰지 마라. 나 산에서 살 거니까”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가족 모두 걱정에 나섰고, 박서진과 동생은 아빠 찾기에 나섰다. 박서진은 “아빠가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나이 70에 가출이라니.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가서 걱정했다. 산이면 구급차도 못 들어오니까”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가족의 걱정과는 달리 아버지의 산의 생활은 계속됐다. 그 시각 서진과 동생이 부친이 있는 산에 도착했고, 초반에 비해 부친 역시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이후 남매들이 챙겨온 음식 먹방 후 하산했고, 홀로 남은 부친은 다음날 아침까지 텐트에 머물렀지만 하룻밤 사이에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부친은 “무서워서 한 숨도 못잤다. 이제 산 생활 해봤으니 이제 가족 곁에 있지, 두번다시 산에 안 온다”라며 '자연인 은퇴'를 선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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