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왔을 때 기여할 선수 많다. 올 시즌 전북의 장점이 됐다".
전북 현대와 FC 서울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5 20라운드 맞대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12승 6무 2패 승점 42점으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특히 전북은 16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전력을 선보였다.
이승우가 오랜 기다림 끝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전북 현대는 전진우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오른쪽 측면에 변화를 줬고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은 이승우에게 선발 기회를 맡겼다. 이승우의 리그 선발 출전은 지난 4라운드 강원전 이후 16경기 만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이승우는 78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슈팅 시도 3회로 팀 내 최다 기록을 남겼고, 유효슈팅도 하나 있었다.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지만 후반 중반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드리블 돌파를 통해 김태현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공격 전개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을 만들었다.
이승우는 경기 후 "정말 오랜만에 출전해서 많이 힘들었다. 특히 빗속 경기라 체력적으로 더 부담이 컸다"며 "그래도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 중요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홈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었지만 승리를 놓친 건 아쉽다. 하지만 무패 행진을 이어간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고 경기력 면에서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출전 기회를 갈망하면서도 팀 내 경쟁 상황을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승우는 "누구보다 더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감독님의 선택을 존중하고 있다"며 "항상 준비는 하고 있었고 오늘 그 기회가 온 것 같다. 지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포옛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승우를 포함한 벤치 멤버들이 모두 선발 출전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승우는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서 훈련도 항상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많이 배우고 있고, 서로 탓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며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묘사했다.
이어 "언제든 기회가 주어졌을 때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그런 점이 전북의 강점이 된 것 같다. 경기 후반에 교체로 나오는 선수들도 자기 몫을 잘 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유럽과 K리그 여러 팀을 거친 이승우는 현재 전북의 분위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지금 전북은 결과가 좋으니 당연히 분위기도 좋다"며 "작년에 처음 왔을 땐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분위기도 무거웠지만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 수원 시절과 비교해도 현재 팀 분위기는 아주 편안하고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팀의 변화 요인으로 심리적 안정을 꼽았다. "지난 시즌에는 매 경기 쫓기는 느낌이었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지금은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제 역할을 더 잘 해내고 있다"며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여주고 있고 그게 좋은 경기력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우는 "지금의 흐름을 잘 이어가야 한다. 매 경기 집중해서 전북의 목표에 다가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