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이상은 해줬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내외야 유틸리티 자원 최정원(25)은 지난 14일 창원 KIA전, 최지민의 패스트볼에 헤드샷을 맞고 쓰러졌다. 헤드샷의 강한 충격으로 후유증에 시달릴 법 했다. 단순 뇌진탕 진단을 받았지만 추적 관찰이 필요했다. 그런데 최정원은 이후 1군 엔트리 말소 없이 계속 1군에 머물고 있다. “1군 남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적극 어필했고 이호준 감독은 선수의 의지를 받아들여 최대한 조심스럽게 최정원을 활용했다.

최정원의 역할은 주로 대주자다. 그리고 최근 대주자로 연거푸 승리를 이끌었다. 이호준 감독은 25일 창원 롯데전을 앞두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다. 나가면 한 베이스 더 가려고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최정원 때문에 우리가 정말 3승 이상은 한 것 같다. 그거면 본인 할 것은 다 했다. 첫 번째로 나가는 스페셜리스트다. 외야 수비도 첫 번째로 생각하고 내보낸다”라고 극찬했다.지난 22일 수원 KT전에서 최정원은 0-0으로 맞선 8회, 볼넷으로 출루한 김휘집의 대주자로 등장했다. 김주원의 중전안타 때 3루까지 도달해 1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권희동의 삼진 때 이중 도루로 홈을 쓸면서 귀중한 선취점을 안겼다. 결국 팀은 2-0으로 승리했다.
25일 창원 롯데전에서도 최정원의 발이 빛났다. 최정원은 2-2로 맞선 6회말, 볼넷으로 나간 권희동의 대주자로 1루를 밟았다. 데이비슨의 중전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박건우 타석 때 초구에 기습적인 3루 도루를 감행해 1사 1,3루로 기회를 증폭시켰다. 롯데가 비디오판독으로 판정을 번복해보려고 했지만 세이프 판정이 유지됐다. 득점 확률이 올라갔다. 결국 박건우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최정원은 홈을 밟았다. 3-2로 주도권을 쥐었고 이후 NC는 분위기를 타서 7-2까지 격차를 벌리며 승리했다.

최정원의 득점은 결승 득점이 됐고 에이스 라일리 톰슨의 10승을 이끈 득점이 됐다. 라일리는 이날 6이닝 108구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역투를 펼치고 내려갔다. 호투에도 노디시전으로 물러날 수 있었지만 최정원이 발로 득점을 만들어내며 10승의 요건을 만들었다. 라일리는 코디 폰세(한화)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10승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라일리도 “최정원이 같은 팀이라서 다행이다. 누상에서 항상 위협이 되는 선수다. 아마 KBO에서 가장 빠른 선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최정원의 주루플레이에 박수를 보내며 고마움을 전했다.

백업이라고 빛나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꼭 주전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하다 보면 주위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하기 마련이다. 또 팀에 이런 선수들이 필요하다. 최정원은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