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맨유-토트넘, 그라운드 넘어 법정으로...'이네오스 계약' 파열음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6.27 05: 17

토트넘 홋스퍼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 경이 이끄는 이네오스(Ineos) 그룹을 상대로 1,100만 파운드(약 20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클럽은 계약 위반을 이유로 정식 민사 소송 절차에 돌입했으며, 고등법원에 구체적인 청구 내역을 제출한 사실이 26일(이하 한국시간) '텔레그래프'를 통해 확인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6일 "이번 소송은 토트넘과 이네오스 오토모티브 간의 공식 파트너십 계약이 핵심"이라며 "토트넘은 2022년 이네오스와 5년 최소 1,750만 파운드(약 326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공식 4x4 차량 파트너'로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를 홍보해왔다.
토트넘 구단은 이네오스가 지난해 12월 1일까지 지급하기로 한 연간 분할금(약 500만 파운드 이상)을 지급하지 않았고, 같은 해 8월 16일 납부해야 했던 약 50만 파운드 규모의 물가 상승 반영분도 미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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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토트넘은 현지 시간 2024년 3월 11일부로 계약을 공식 해지했고, 이로 인해 남은 2년 이상의 계약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었던 손해액 최소 527만 5,974파운드(약 98억 원)에 대한 배상도 함께 청구 중이다.
이번 청구서는 계약의 세부 내역도 포함하고 있다. 계약에 따르면 이네오스는 매년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했으며, 첫해에는 212만5천 파운드로 시작해 5년 차에는 460만 파운드까지 증가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와 물가연동 조항도 포함됐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토트넘 측은 이와 관련해 "이자와 함께, 법원이 판단하는 적절한 기타 구제 조치(further or other relief)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단은 공식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이네오스 측은 이에 대해 "2022년부터 토트넘 홋스퍼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고, 해당 계약은 2020년부터 유지돼온 이네오스 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확장한 형태였다"라면서도, "우리는 계약에 따라 해지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고, 2024년 12월 이 권한을 행사했다"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2월 소송 착수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이네오스는 텔레그래프를 통해 "모든 기업이 그렇듯, 우리는 마케팅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고려해야 했고, 정기적으로 파트너십 효과를 재평가해왔다. 이번 계약이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 계약 해지는 정당한 권리 행사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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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의미심장한 시점에 제기됐다. 토트넘은 지난 5월, 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가 지분을 보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1-0으로 꺾고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바 있다. 소송 제기는 이 승리 직후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토트넘과 이네오스의 협력 관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시작됐다. 당시 이네오스는 구단의 '공식 손 세정제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오프로드 SUV 브랜드인 '그레나디어'를 중심으로 한 스폰서십으로 확장됐다.
한편, 이네오스는 최근들어 여러 스포츠 조직과의 협력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적인 요트 세일링 팀인 벤 에인슬리 팀과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 올 블랙스와의 파트너십도 중단됐다. 텔레그래프는 "실제로 올해 2월, 뉴질랜드 럭비협회 역시 계약 위반을 이유로 이네오스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고, 이후 합의가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이네오스는 유럽 내 탄소세 부담 등으로 인해 재정 압박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유럽의 극단적인 탄소세로 인해 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라고 경고했으며, 올해 초에는 스코틀랜드 그레인지머스에 위치한 합성 에탄올 공장을 폐쇄하고 80여 개의 직접 일자리와 500개 이상의 간접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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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랫클리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분 27.7%를 인수한 이후, 구단 내부에도 상당한 재정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시즌권 가격 인상과 수백 명에 이르는 직원 감축이 대표적이다.
토트넘은 이네오스와의 계약 발표 당시 "혁신적인 영국 브랜드와 전통을 중시하는 런던 명문 구단의 결합"이라고 자평했지만, 계약 종료와 소송전은 이제 그 협력의 끝이 얼마나 날카롭고 갈등적인지 드러내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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