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제일 신경 쓰여”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6명의 올스타를 배출했다. 6명의 선수 가운데 처음 올스타로 뽑힌 선수도 있는데, 올해 내야 키스톤 콤비를 책임진 2루수 고승민, 그리고 유격수 전민재가 생애 첫 올스타 베스트12로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두산과의 트레이드로 합류한 전민재는 올해 모두가 깜짝 놀랄 활약을 펼치면서 롯데의 우전 유격수, 그리고 올스타 유격수까지 거듭났다. 단숨에 롯데 내야 한 자리를 꿰차면서 내야진 안정화에 기여했고 타격에서도 하위타선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팀의 고비마다 이겨내는 원동력을 선보였다.

올스타의 영광과는 별개로 현재 전민재의 페이스는 썩 좋지 않다. 한때 타격왕 경쟁까지 펼칠 정도로 뜨거웠다. 4월 말에는 헤드샷을 맞고 눈에 충격을 받으면서 2주 넘게 결장했다. 그럼에도 전민재는 잘 버텨왔지만, 최근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5월까지는 43경기 타율 3할8푼7리(142타수 55안타) 2홈런 19타점 25득점 OPS .932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6월에는 19경기 타율 1할8푼1리(72타수 14안타) 1홈런 4타점 5득점 OPS .439로 생산력이 확 떨어졌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 안타보다 많은 16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2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수비에서 판단도 계속 어긋나고 있다. 상황이 무사히 끝나고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아도 과정에서 아쉬운 모습들이 나온다. 체력과 집중력이 연결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26일 창원 NC전에서 전민재는 1회 2사 2,3루에서 서호철의 큰 바운드 땅볼 타구를 잡고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1회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큰 바운드였는데 바운드 판단이 한 박자 늦었고 1루에 급하게 송구하면서 악송구로 연결됐다. 앞서 19일 사직 한화전에서도 8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노시환의 병살타성 타구를 잡고 2루에 악송구를 범해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최근 실책을 범했던 2경기 모두 팀이 승리했기에 충격은 덜했지만, 리스크는 점점 쌓이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전민재의 체력적인 고충을 인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이 (문제가)있다. (전)민재는 어느 정도 경기가 결정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빼줘야 할 선수다. 민재의 체력 문제가 제일 신경 쓰인다. 전준우와 레이예스까지 고민이다”라면서도 “쉽게 뺄 만한 상황이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주전 유격수가 전민재라는 것은 확실하게 못 박으면서도 공수에서 전민재를 대신할 만한, 믿음직스러운 자원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올해 전민재는 유격수로 54경기(51선발) 나서서 432이닝을 소화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전민재의 제1백업은 이호준이다. 30경기(18선발) 178⅓이닝을 뛰었다. 하지만 이호준은 7일 잠실 두산전 주루 과정에서 오른쪽 3번째 손가락 힘줄에 통증을 느껴 재활 중이다. 이번 주부터 기술 훈련 및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1군에 유격수를 볼 수 있는 박승욱, 한태양이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들보다는 전민재를 더 신뢰하는 눈치다. 박승욱이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을 했지만, 올해는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모양새다. 한태양의 경우 자세히 관찰했지만 송구력이 약해 유격수보다는 2루 쪽에 좀 더 집중시키려는 분위기다.

어쨌든 이러한 과정 역시 전민재가 주전 유격수, 풀타임 유격수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올스타 휴식기까지는 12경기가 남았다. 이제 불볕더위도 시작된다. 전반기 남은 12경기 동안 전민재는 과연 잘 버텨나가며 팀을 지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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