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맨유 준우승에도 손흥민은 극찬... "패배 슬펐지만 SON은 트로피 들어야 해"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6.30 05: 54

"친정팀 패배 아쉽지만 손흥민은 트로피 들었어야 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웨인 루니는 지난 29일(한국시간) BBC 스포츠 팟캐스트에 출연해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토트넘은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정상에 올랐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의 무관 탈출이자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이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도 확보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17위까지 추락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지만, UEL 우승 한 방으로 모든 걸 뒤집었다.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손흥민도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7골 13도움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준수하지만, 토트넘 출신의 해설자 제이미 오하라는 “기록만으론 부족하다. 리더십도 흔들리고, 영향력도 줄었다”며 시즌 내내 손흥민을 향한 비판을 이어왔다. 시즌 초엔 “이제 우리가 알던 손흥민은 끝났다”고까지 말했던 오하라다.
이제는 비교까지 들고 나왔다. 오하라는 “과거 긱스가 그랬듯, 손흥민도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긱스는 윙어에서 미드필더로 변신해 성공적인 커리어 후반을 보냈다. 손흥민에게도 같은 전환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 것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24-2025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선수들의 반란 위기에 처했다. 유로파리그 우승 16일 만에 호주 출신 감독 포스테코글루가 잔혹하게 해고되자 토트넘 선수들의 분노가 폭발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경질은 많은 토트넘 선수들의 분노를 샀다. 일부 선수들은 팀을 떠나고 싶어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차기 사령탑은 무너진 라커룸을 수습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일부 팀 동료와 코칭 스태프에게 올여름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사우디가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5-2026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토트넘은 그에게 재계약을 제안하는 대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그는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전설로 토트넘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던 만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래 토트넘이 방한 투어 이후에 손흥민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실제로 토트넘은 지난 몇 년간 손흥민 마케팅으로 한국에서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 2022년, 2023년 방한 때마다 전석 매진, 광고 수익, 중계권료까지 ‘손흥민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케인과 손흥민의 투샷, 김민재와의 맞대결은 흥행 보증수표였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손흥민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복수 구단이 영입을 원하고 있으며, 토트넘은 1억 파운드(약 1851억 원)라는 가격표를 붙였다. 문제는 이적 타이밍이다. 만약 8월 3일 이전에 손흥민이 사우디로 향한다면,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을 산 수많은 팬들은 그야말로 ‘손해’만 본다.
일부 매체에서는 토트넘이 위약금을 내고서라도 손흥민을 빠르게 매각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누구나 알듯 손흥민이 최근 4년 동안 3번이나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손흥민의 존재. 더 큰 문제는 토트넘이 이런 상황을 알고도 손흥민을 앞세워 한국 팬들의 지갑을 또 열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의 이름을 인터뷰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으며 분위기를 확실히 만들고 있다. 주장 손흥민은 새 유니폼 소개 영상에서도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다. 70초가 넘는 영상에서 1초 남짓 등장한 게 전부였다. 손흥민이 더 이상 팀의 ‘얼굴’이 아니라는 신호다.
하지만 이제는 ‘팔 수 있을 때 팔자’는 분위기가 구단 안팎에서 노골적으로 번지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과 사뭇 충격적이면서 상징적이다. 응답자의 57%가 손흥민의 이적에 찬성했고, 22%는 조건부 찬성이었다. ‘잔류 절대 지지’는 21%에 그쳤다.
토트넘 내부 사정도 다르지 않다. 새 감독 토마스 프랭크는 손흥민을 다음 시즌 주전 계획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실제로 주축 선수 리스트에서도 그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손흥민이 팀의 전술 중심축이 아니라, 상업용 이미지로만 남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이럼에도 외부에서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대표하는 레전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업슨ㄴ 상황. 맨유의 레전드인 루니는 손흥민이 자신의 친정팀 맨유를 꺾고 유럽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면서도 곧바로 "그 장면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손흥민이 그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손흥민은 수년간 토트넘에서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쳐왔다. 그가 주장으로서 맨유를 상대로 UEL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마음 아팠다. 그러나 그 장면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는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루니의 이번 발언은 구단과 신임 감독, 현지 팬들이 모두 뒤흔드는 분위기 속에서도 손흥민이 토트넘 내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위상과 영향력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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