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3' 감독 "이정재, 성기훈役 위해 1년 내내 채소만 먹고 다이어트" [인터뷰④]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06.30 12: 44

(인터뷰③에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3'의 황동혁 감독이 시리즈 내내 주인공 성기훈으로 열연한 배우 이정재에게 깊은 고마움을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지난 2021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1위를 놓치지 않는 작품이다. 작품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즌1부터 글로벌 TV쇼 1위를 휩쓸며 한국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역에서 글로벌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이에 힘입어 제작된 시즌2까지 총 시청수 6억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정상을 사수하고 있는 상황. 이번 시즌3에서는 시즌1 우승 이후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다뤘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최종장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아온 바. 지난 27일 첫 공개 이후 줄곧 플릭스패트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흥행 시리즈의 중심에는 배우 이정재가 있었다. 그를 향한 황동혁 감독의 고마움도 남달랐다. 황동혁 감독은 "성기훈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456번, 보통 사람, 약자들을 상징하기도 한다. 시즌1에서는 한없이 바보스럽고 루저 같고 한심한 모습까지 보이는 캐릭터에서 자신 안의 양심을 발견하고 시즌1 마지막에는 게임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역할을 깨닫고 변한 모습으로 끝까지 완주하게 되는데 캐릭터의 변화가 굉장히 큰 인물이었다. 이정재 배우가 그걸 너무 열정적으로 표현해주셨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즌2, 시즌3를 거의 1년을 찍었는데 그 시즌 내내 이정재 배우가 1년 넘게 채소만 먹고 살더라.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말라가고 퀭해지는 정신병이 들 정도의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극한의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도 들고 감사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시즌1에서는 같이 식사도 하고 술도 먹을 기회가 많았는데 시즌2, 시즌3를 하면서는 다이어트 때문에 밥도 같이 안 드시고 혼자 차에서 따로 먹었다"고. 황동혁 감독은 "이정재 배우에게서 점점 더 세상에서 고립되는 성기훈의 모습이 나올 정도였다. 마지막 촬영 끝나고 술을 딱 한 번 같이 먹었다. 그 정도로 너무 헌신적으로 작품에 임해주셔서 감사하다. 저에게나 작품에나 잊을 수 없는 평생 고마운 인물 같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성기훈의 행보를 두고 히어로보다는 답답한 소시민적인 모습이 강하다는 반응도 있는 바. 황동혁 감독은 "프론트맨이 비웃지 않나 '영웅놀이는 재미있었나'라고.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물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기훈은 애초에 히어로는 될 수 없었다. 그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영웅적인 행동이 기훈의 마지막 선택이라고 봤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직하게 모든 걸 던져서라도 아이를 게임장 안에서 살려내려는 모습.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영웅적인 행동이었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이 세상을 바꾸는 건 한 두 명의 정치 지도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수의 보통 이하의 사람들이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의 노력을 상징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런 인물이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성기훈 대 프론트맨의 대결 구도에 대해서도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는 원래 경찰이었다가 뇌물 혐의로 잘리고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뇌물 같은 것을 받게된 거였다. 누구보다 정의로움의 상징적인 경찰이었던 인물이 인간성을 버린 어둠의 세계로 들어간 인물이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인지부조화가 강할 거라 생각했다. 시즌1부터 기훈을 보면서 일종의 열등감을 느꼈을 거라 생각했다. 기훈을 어떻게든 타락시키고 싶고 본인 같은 선택을 하게 만들고 무릎을 꿇리고 싶은 거다. 게임장에 다시 끌어들여 조종해서 자신처럼 칼을 줌으로써 똑같은 선택을 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같았다"라고 했다.
또한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훈이 자신의 테스트를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도 어딘가 마음 속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런 갈등의 요만큼의 불씨라도 있었을까 생각했다. 마지막 기훈이 아이를 살리는 선택을 했을 때 기훈의 시체를 내려다보면서 리스펙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살리고 기훈의 유품과 유산을 딸에게 전달하는 선택을 해준 것도, 게임장을 폭파시키는 것도 기훈이 이겼음을,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도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성기훈을 제외하고 빌런에 가까운 인물들만 남은 것도 의도된 것이었다고. 황동혁 감독은 "마지막에 갈수록 조금 더 다크해지는데, 흔히 이야기하듯이 밤이 깊을수록 작은 불씨가 더 밝게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진짜 아무런 희망이 없는 지옥도 느낌을 주고 싶었다. 가장 다크하게. 모든 인물들도 다크하고 인간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도록. 그 가운데 작은 불빛을 길어올리는 성기훈의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라고 밝혔다.
(인터뷰⑤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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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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