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이 10년 만에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엔 공신력 높은 '디 애슬레틱'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언론인이 그와 헤어질 때라고 강조했다.
영국 '팀 토크'는 29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하락세에 접어든 손흥민을 두고 '완전히 무자비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유력 기자의 주장이 나왔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역대 최고의 한국 축구 선수이자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보인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최고 수준 선수 중 한 명"이라면서도 "손흥민은 지난달 마침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며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개인 기록에선 타격을 입었다. 그는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46경기에서 단 11골만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손흥민은 2026년 여름이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이 때문에 올여름 그가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소문이 커지고 있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특히 손흥민도 어느덧 만 33세를 눈앞에 둔 만큼 '에이징 커브'를 지적하며 작별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7골 10도움에 그치면서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BBC'도 "손흥민의 기량이 저하되고 윌손 오도베르의 경험 부족을 고려하면 토트넘이 골잡이 윙어를 영입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킬패트릭 기자도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팀 토크는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 시즌 더 계약되어 있다. 하지만 킬패트릭에 따르면 구단은 매우 적절하고 잔인하게 그리고 무자비한 시기에 매각을 승인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그의 발언을 전했다.
최근 디 애슬레틱 편집장이 된 킬패트릭은 "손흥민은 이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드디어 그 순간을 맞이했으며 계약 기간은 1년이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하락세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손흥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국 투어를 다녀온 뒤 그가 올여름 이적하는 게 모두에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나더라도 이적 시기는 8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 킬패트릭도 "그게 바로 핵심이다. 토트넘은 한국 투어(8월 3일) 전에 손흥민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내달 홍콩에서 아스날과 격돌한 뒤 일본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2년 연속 한국 팬들과 만나는 토트넘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때문에라도 손흥민과 당장 작별할 수는 없는 토트넘이다.
아시아 최고의 스타인 손흥민은 단연 토트넘 아시아 투어의 핵심 인물이다. 마케팅과 팬 서비스 측면에서 그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투어 주최 측과 작성한 계약서에도 손흥민이 꼭 출전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BC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동의 여러 클럽들이 이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라며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다음 시즌 전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시아 투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팀에 없으면 투어 주최 측과 관련해 큰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투어에서 상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으로선 굳이 위약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손흥민을 일찍 매각할 필요가 없다. 영국 '타임즈'도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 의향이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 프리시즌 투어를 떠나기 전에 그를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며 "토트넘은 지난 1월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발동했다. 구단 측에선 그의 상업적 가치 때문에 더 긴 계약을 맺길 원했으나 손흥민이 거절했고, 토트넘이 그를 공짜로 놓치지 않기 위해 1년 연장했다"라고 짚은 바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레전드지만, 작별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손흥민과 토트넘. 영국 현지에서도 그의 거취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 손흥민의 리더십과 경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되며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면 모하메드 살라처럼 재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잔류파' 주장과 어려운 결정이지만, 냉정히 그를 현금화해야 한다는 '매각파'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중이다.
결국엔 모든 게 손흥민의 결정에 달렸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그의 의사를 따르겠다는 생각이다. 적절한 이적료를 제안받는다면 기꺼이 보내줄 수 있다는 것. 토트넘은 그의 몸값으로 3000만 유로(약 476억 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손흥민과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까지 함께하며 천천히 생각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를 찾아야 하는 양측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 혹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를 두고 아시아를 넘어 많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ESPN, 토트넘 뉴스,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