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롭이 감독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며 은퇴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영국 '더 선'은 29일(한국시간) "전 리버풀 감독인 클롭은 그가 다시는 감독으로 복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힌트를 남겼다. 그는 '더 이상' 감독으로서 삶을 원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클롭은 리버풀 역사에 남을 명장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도르트문트를 떠나 리버풀에 부임했고, 중위권에서 헤매던 팀을 빠르게 우승 경쟁자로 만들었다. 클롭 체제 리버풀의 성적은 489경기 304승 100무 85패. 또 하나의 전성기였다.
무엇보다 클롭은 리버풀을 지휘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2019-2020), FA컵(2021-2022), EFL컵(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8-2019) 등 무려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에 꾸준히 맞서 싸운 유일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클롭은 계획보다 리버풀과 빨리 작별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번아웃을 이유로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더 남아있었지만, 리버풀 측도 클롭의 뜻을 존중해 보내주기로 택했다. 당시 클롭은 "난 이 클럽과 도시의 모든 걸 사랑한다. 우리 서포터즈와 팀, 직원들까지 모두 사랑한다"라며 끝까지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클롭은 이후 축구 감독의 삶과 거리를 뒀다. 실제로 그는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휴식을 취하던 클롭은 지난해 10월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를 맡으며 행정가로 변신했다.
몇 차례 감독 복귀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클롭은 지난 4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작별을 앞둔 레알 마드리드 부임설에 휩싸였지만, 루머에 그쳤다.
당시 영국 '텔레그래프'는 "클롭은 리버풀을 떠난 뒤로도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년 여름 이전에 감독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클롭은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처음부터 레드불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지난달엔 클롭이 AS 로마 부임에 합의했다는 충격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하루 만에 그의 에이전트가 "클롭이 AS 로마의 새로운 감독이 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직접 부인하면서 해프닝에 그쳤다.

심지어 클롭은 다시는 감독 지휘봉을 잡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독일 '벨트'와 인터뷰에서 "난 터널 안에 있었지만, 절대로 나 자신과 함께한 적은 없었다. 이제 나는 내 자신을 더 신경 쓰고 있다"라고 지난 감독 생활을 되돌아봤다.
이어 클롭은 "어리석게 들릴 수 있지만, 난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을 그만뒀다"라며 "축구 감독의 삶은 나를 평범한 삶에서 너무 멀어지게 했다. 결국 난 더 이상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다. 평범한 삶이 뭐든지 간에 내 차는 3가지만 알고 있었다. 경기장과 훈련장, 집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클롭은 리버풀 시절 인간관계조차 챙길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 23년간 결혼식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며 리버풀을 떠난 뒤에는 지난 4개월 동안 두 차례나 결혼식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클롭은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제안도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난 더 이상 감독직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난 나를 만족시키고 날 강렬하게 만드는 직업을 갖고 있다"라며 "예를 들어 아내도 정말 만족하고 있다. 물론 나도 감독 생활을 하며 즐거웠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 있나 생각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리버풀은 클롭이 떠난 뒤에도 아르네 슬롯 감독의 지휘 아래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클롭도 리버풀을 방문해 함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그는 LFC 재단 명예 홍보 대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클롭은 "한 인간으로서 리버풀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나도 좀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행복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라며 "모든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하지만 더 이상 매일 그곳에 있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감독으로서 1000경기를 넘게 소화한 클롭은 이제 자기 몫은 마친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감독 생활을 하면서 1081경기, 친선전까지 포함하면 1200경기쯤 지휘했다. 이 정도면 내가 할 만큼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은 기자회견과 훈련, 이적시장에서 대응하기만 해왔다. 이제 뭔가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라며 인생 2막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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