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과 싸우고 정의를 실현하는 법조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초동 변호사들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 '서초동'이 안방 문 앞에 서있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 링크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서초동’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주연배우 이종석, 문가영을 비롯해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와 연출을 맡은 박승우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는 5일 첫 방송을 앞둔 '서초동(극본 이승현/ 연출 박승우/ 기획 CJ ENM 스튜디오스/ 제작 초록뱀미디어)'은 매일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어쏘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 변호사) 5인방의 희로애락 성장기를 담은 드라마다.
박승우PD는 "직장인처럼 고용돼서 월급을 받는 어쏘 변호사 5명이 서초동에서 일과 꿈, 일상을 영유해 가는 따듯한 드라마다. 일상에도 빌런이 있고 반전이 있다. 다만 일상에선 우리가 참는 게 다르다. 장르물 속 주인공들은 참지 않고 복수하는데 우리 드라마는 참는 것과 일상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종석은 법무법인 경민 소속 9년 차 어쏘 변호사 안주형 역을 맡았다. 감정을 배제하고 논리와 팩트로 의뢰인의 변호를 담당하는 이성형이다. 어제 나온 판례까지 훑어보는 철저함과 능력치, 어릴 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말싸움 실력으로 의뢰인은 물론 상대 측의 허점까지 날카롭게 파고드는 안주형의 빈틈 없는 변론이 기대를 모은다.
이종석은 "보통의 법정 드라마는 거대한 악을 물리치고 정의를 구현하는 이야기라면 우리는 죽고 사는 이야기보다 먹고 사는 이야기를 다룬다는 게 다르다. 극성이 강하고 죽고 사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런데 그동안 안 해 본 게 어떤 것들인가 생각했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일상물을 안 했더라. 그래서 편안한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드라마를 같이 하는 작업에 대한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 우리 드라마의 강점이라는 것 또한 우리 배우들이다. 강유석의 기세가 무서운데 강유석이 있어서 즐겁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런 드라마는 한 신 안에서 하는 게 별로 없는데 보면 재밌다. 이게 우리 드라마의 강점이 될 듯하다"고 자신했다.
문가영은 법무법인 조화의 1년 차 어쏘 변호사 강희지로 분한다. 안주형과 반대로 의뢰인의 사건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어루만지고픈 공감형. 사건을 통해 연을 맺은 의뢰인과는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지내는 한편, 의뢰인과 깊은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발견하는 타입이다. 뜨거운 열정과 따뜻한 마음으로 의뢰인을 위한 변론을 펼치는 인물이다.
문가영은 "직업이 있는 배역은 처음이다. 설레었다. 변호사니까 대사량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더라. 그래도 재밌었다. 해보지 않은 분야라서 만족감도 크고 설렘도 컸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드라마 작가님이 변호사라서 바로바로 여쭤보고 피드백을 받는 장점이 크더라. 5인의 태도와 성장하는 모습이 다 다르다"라고 힘줘 말했다.

법무법인 충공 소속 조창원 역은 강유석이 따냈다. 돈만 추구하는 대표 변호사 밑에서 삼라만상의 의뢰인을 만나며 다사다난한 일상을 보내는 올라운더 형이다. 감옥에 수감된 의뢰인의 반강제 말동무가 되었다가 사기 피해자의 든든한 아군이 되기도 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조창원의 버라이어티한 서초동 라이프도 주목되고 있다.
강유석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에서 다른 전문직인 의사를 했다. 그땐 전공의 1년차니까 미성숙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엔 사회 중년생인 변호사 캐릭터다. 이번엔 '언슬전'과 달리 직업의식이 있는 인물이라는 차이를 갖고 연기했다. 제가 이렇게 전문직 연기를 많이 하는 게 신기하다. 제가 건실한 이미지로 보이나 보다"라며 자랑했다.
이어 그는 "법정드라마는 극적인 신이 많은데 우리 드라마는 서초동 일상을 보여준다. 다른 법정물처럼 딱딱하고 극적이지 않다. 내추럴한 모습이 많다"며 "제 기세보다 훌륭한 배우들과 감독님 덕분에 전망이 좋지 않을까 싶다. 선구안 가진 이종석 형도 있고. 제 기세는 1% 정도이고 나머지 99%는 다른 분들의 몫"이라고 부연했다.
류혜영은 법무법인 경민 어쏘 변호사 배문정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매일 지각을 하는 인간미 넘치는 성격과 반대로 일할 때만큼은 철두철미한 반전형. 매일 놀고 쉬는 듯 보여도 필요한 증빙 서류를 구비하는 것은 물론 사소한 수치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히 체크하는 능력자다. 사랑스러운 미소 뒤에 힘을 숨기고 있는 배문정의 진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류혜영은 "저는 법조인 전문 배우다. 앞서 '로스쿨'을 촬영하면서 어느 정도 법에 대해 공부를 했는데 미래의 직업인으로서의 모습이 살짝만 나와서 아쉬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변호사가 돼 영광이었다. 로스쿨 나와서 변호사가 됐다. 함께 즐겁게 촬영해서 영광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어변저스 중 유일하게 법률사무소 소속인 하상기 캐릭터는 감초 배우 임성재가 연기한다. 하상기는 일이 아무리 많아도 인센티브 하나에 함박웃음을 짓는 자본주의 추구형 변호사다. 매일 밤 대표 변호사 김류진(김지현 분)과 사건 케이스를 두고 토론을 즐기는 학구파로 이렇게 갈고 닦은 지식은 의뢰인들의 변호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임성재는 "현장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빠르게 시청자분들 만나게 돼 영광이다. 저는 주로 직업이 없다가 이번에 직업이 생겼다. 변호사라니 더 기뻤다. 훌훌 넘어가는 대본이라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드라마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편안함이다. 야식 하나 시켜서 우리 드라마와 끝까지 달려 달라"고 본방 사수를 부탁했다.
‘서초동’은 만나면 투닥거리기 바쁘지만 서로의 끼니를 챙기는 것만큼은 진심인 5명의 유쾌한 서초동 라이프를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변호사는 잊어라!’라는 문구처럼 사명감과 정의 구현에 매진하는 영웅이 아닌 각자의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월급쟁이 변호사들의 일상을 편안하게 담아냈다.
이종석은 "점점 도파민을 찾는 요즘 편하게 즐길 드라마가 나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가영은 "각자의 성장기에 집중해 달라. 훌륭한 선배들이 많이 계시니까 풍부하게 즐겨 달라"고 했고 류혜영은 "내 이야기 같고 어제 친구와 털어놓은 고민 이야기일 수도 있다. 현실과 가까운 친근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편안한 시청을 당부했다.
매일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어쏘 변호사 5인방의 희로애락 성장기를 담아내는 tvN 새 토일드라마 ‘서초동’이 평범하면서 특별한 드라마로 남게 될지 오는 5일 오후 9시 20분 뚜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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