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1군에서 안타가 없는 무명선수였던 오명진(두산 베어스)이 데뷔 6년차를 맞아 올스타전 초대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30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감독 추천선수 명단에 따르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은 팀 동료 최승용(투수), 김택연(투수)과 함께 드림 올스타 감독 추천선수로 뽑혔다. 데뷔 6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 무대를 밟게 된 것이다. 그것도 두산 소속 유일한 야수로 말이다.
지난 1일 잠실에서 만난 오명진은 “감독 추천선수로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그 자리에 가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갈 수 있도록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우리 감독님, 올스타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거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형들, 코치님들, 타 팀 선배님들 모두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올스타전에 좋은 선배들이 많이 오시니까 눈으로 잘 보고 올 생각이다”라고 포부를 덧붙였다.
그 동안 오명진에게 올스타전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2020년 프로 입단 후 2군에서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했지만, 퓨처스 올스타전 또한 출전이 허락되지 않았다.

오명진은 “퓨처스 올스타전도 가보지 못해서 올스타전은 나와 인연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게 돼서 기분이 너무 좋다. 작년이 퓨처스 올스타전을 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는데 여동건에게 양보하라고 해서 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오명진은 첫 올스타전 참가가 무색하게 목표를 높게 잡았다. 또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특별 세리머니도 연구할 계획이다.
오명진은 “아직 세레머니 생각은 안 해봤는데 지금부터 한 번 고민해보겠다. 베스트12가 아니라서 해도 되나 모르겠다”라고 웃으며 “끝내기 안타는 항상 마지막에 나오는 게 아닌가. 내가 한 번 올스타전 MVP를 노려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청주 세광고를 나온 오명진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6라운드 59순위 지명된 우투좌타 내야수다. 데뷔 첫해 1군 5경기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고, 2021년 1군 2경기 출전을 거쳐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오명진은 전역한 뒤에도 2군을 전전하며 지난해 1군 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작년까지 1군 9경기 8타수 무안타가 전부인 무명선수였다.
오명진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를 악 물고 이승엽 전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이 전 감독이 오명진을 “야구에 미친 선수”라고 평가할 정도로 훈련량이 어마어마했고, 오명진은 시범경기 타격왕을 거쳐 두산 내야 한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오명진은 올해 57경기 타율 2할8푼5리 53안타 1홈런 25타점 OPS .712 활약으로 두산 내야진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오늘(1일) 오명진 선수가 돌아다니니까 다들 올스타, 올스타라고 하면서 축하를 많이 해주더라”라고 미소를 지으며 “현역 시절 처음 올스타전에 갔을 때 떨렸던 기억이 있다. 오명진도 떨리겠지만, 다른 팀 선배들과 지금 하듯이 즐기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이번 올스타전이 오명진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며, 자신감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 올스타전 출전을 축하한다”라고 덕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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