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손흥민이 미키 반 더 벤(24)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1일(한국시간)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이적 뉴스 속에 반 더 벤이 다음 주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반 더 벤은 토트넘에서 점점 더 중요한 인물이 되고 있다. 그는 2023년 여름 볼프스부르크에서 4000만 파운드(약 747억 원)가 넘는 이적료로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선수단의 필수 멤버가 됐다"라며 반 더 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센터백 반 더 벤은 말 그래도 토트넘엔 없어선 안 될 자원이다. 그는 2년 전 토트넘 유니폼을 입자마자 로메로와 함께 주전 자리를 꿰찼고, 폭발적인 속도와 운동 능력, 볼 운반 능력을 자랑 중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으나 건강할 때만큼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수비수임이 틀림없다.
반 더 벤은 토트넘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에도 큰 공헌을 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결승전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기 직전 아크로바틱하게 걷어내면서 토트넘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그 덕분에 손흥민도 커리어 최초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이제 반 더 벤은 차기 주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분위기다. 마침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로메로가 나란히 이적설에 휩싸였기 때문.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활약해 온 전설이다. 지난 10년간 그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월드클래스 수준 공격수로 성장하며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도 어느덧 만 33세를 눈앞에 둔 만큼 '에이징 커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골 12도움, 프리미어리그 7골 10도움에 그쳤다. 토트넘의 부진과 손흥민의 부상 여파를 고려하면 아주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2016-2017시즌부터 이어오던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자연스레 손흥민과 토트넘이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이미 팀 동료들에게 이미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는 인상을 남겼다. 게다가 토트넘 내부 기자인 알라스데어 골드도 손흥민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토트넘을 떠날 확률은 지금껏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풋볼 런던' 역시 "토트넘과 손흥민이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 한국 스타 손흥민은 지난 시즌 레들리 킹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토트넘 주장이 되었지만,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떠날 수도 있다"라며 "소문에 따르면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과 관련 있다. 계약이 1년 남은 지금이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클럽을 떠날 수 있는 완벽한 시기일 수 있다"라고 짚었다.

로메로도 올여름 이적설이 뜨겁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주장 손흥민을 보좌하고 있지만, 수비 보강을 원하는 아틀레티코와 연결되고 있다. 로메로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이 많은 데다가 충분히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팀인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틀레티코도 로메로도 서로를 원하고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최근 "로메로를 원하냐고? 물론이다. 그는 훌륭한 선수"라며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로메로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이미 'OK 사인'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메로도 직접 이적 가능성을 인정하며 언젠가 스페인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과 로메로 둘 다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슈퍼 스타 손흥민은 토트넘의 프리시즌 한국 투어가 끝날 때까지 팀에 남은 뒤 현금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메로도 떠날 것으로 보이며 아틀레티코가 그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두 선수는 크게 다른 캐릭터지만, 둘 다 라커룸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손흥민과 로메로가 이탈함으로써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또 다른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에게 주장을 맡길 수도 있지만, 그는 토마스 프랭크 체제에서 장기적인 미래는 다소 불투명해졌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반 더 벤이 다음 주장을 맡을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토트넘의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라는 것.
토트넘 뉴스는 "만 23세 반 더 벤은 동료들 사이에서 존경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 수년간 북런던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토트넘 주장으로 임명될 유력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또한 매체는 "토트넘은 '위닝 멘탈리티'를 강화해야 한다. 토트넘은 종종 리더십과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성과는 결국 이러한 비판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토트넘이 퇴보하고 더 많은 성공을 거둘 기회를 놓치면 빠르게 돌아갈 것"이라며 "프랭크는 경쟁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반 더 벤 같은 선수들에게 의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토트넘으로선 손흥민의 거취를 정하는 게 우선이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주 토트넘의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한 뒤 프랭크 감독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의 이적으로 윤곽이 잡힌다면 반 더 벤이 새로운 토트넘의 상징으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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