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여교사와 제자 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이 제작된다는 소식에 교육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1일 공식 성명을 통해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이자 아동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드라마 제작과 방영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연인과 이별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우연히 시작한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남성 캐릭터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후 그 캐릭터가 실제로는 자신의 초등학생 제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달 27일, 원작 플랫폼 씨앤씨레볼루션과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해당 웹툰의 드라마화를 공식화했다. 연출은 ‘보이스2’ 정성현 감독이, 극본은 정세혁 작가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편성 시기나 캐스팅은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정 자체가 학생과 교사 간의 권력 관계를 왜곡하고, 사제 간 부적절한 관계를 판타지로 소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강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교사는 학생과 신뢰를 형성하고,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고 교육에 임해야 할 위치”라며 “이런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 감정을 나누는 서사는 로맨스도, 창작도 아닌 범죄 미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작품이 방송될 경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을 흐리고, 이를 가볍게 소비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며 “해당 내용을 연기해야 할 아역 배우들에게도 심리적·정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기획은 헌신하는 교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사·학생·학부모 간의 신뢰라는 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드라마 제작 및 방영 계획 철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유해성 검토 및 심의, ▲아동·청소년 보호 콘텐츠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 역시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를 흥밋거리로 왜곡하는 것은 교육을 희화화하는 행위이며, 그 피해는 결국 학교에 남겨질 학생들과 침묵하는 교사들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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