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기웅이 부친상을 당한 깊은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배려 속에 몸을 추스른 박기웅은 전시회를 통해 아버지에게 떳떳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2일 박기웅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해 저는 세 번의 전시를 했고, 이번 7월에는 지난 1년여 동안 준비해온 100% 신작으로만 네 번째 전시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던 중, 지난 6월 7일 저희 아버지께서 불의의 사고로 소천하셨습니다. 당연히도 모든 일정이 중단되었지요”라는 글을 올렸다.
박기웅은 “저희 갤러리 분들은 정말 좋은 분들입니다. 경황이 없던 제게 조심스레 전시 연기를 권유해주셨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갤러리가 전시를 연기하면 여러 부분에서 적지 않은 타격이 생깁니다. 그런데도 먼저 그렇게 말씀 주신 겁니다. 따뜻한 마음에 참 감사했습니다”라며 “저는 당시 어머니를 모시고 지방에서 삼우제를 지내고 있었고, 전시를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 문득, 아버지께서 그걸 원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약속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시던 분이셨거든요. 마치 갤러리와의 약속을 꼭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요. 전시 그대로 진행하려 합니다. 그리고 잘 해내려 합니다. 꼭 잘해내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 생활 중 처음으로 조형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인테리어를 하시던 아버지, 그리고 어릴 적부터 저보다 미술적 재능이 더 뛰어났던 동생과 함께 8개월 넘게 고민하며 만든 조형작업입니다”라며 “지금도 동생과 함께 작업 중입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아버지와 셋이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자주 울곤 합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깨질수록 늘고 있다’며 응원해주시던 가족 덕분에 웃으며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박기웅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효자인지, 불효자인지. 아직 처리하지 못한 행정적인 일들도 많지만 이번 작업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기에 꼭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빠, 아들 잘했지?’ 하고 떳떳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박기웅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경황이 없어 마땅히 연락드려야 할 분들게 모두 드리지 못한 점, 연락드릴 만한 사이가 아님에도 연락드린 점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저희 가족은 여전히 아픔의 시간속에 살고 있지만 다음에 글을 올릴 땐,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박기웅의 부친은 지난 7일 사고로 별세했다. 사고 관련 조사로 이틀 만에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박기웅은 상주로 이름을 올리고 빈소를 지켰다.
한편, 박기웅은 지난 1월 방송된 드라마 ‘어쨌든 서른’에 출연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