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여름, 최고 승률 팀에서 꼴찌 팀으로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당한 쿠바 출신 내야수 미겔 바르가스(26·시카고 화이트삭스)가 LA 다저스로부터 우승 반지를 선물받았다. 지난해 30경기만 뛰고 트레이드됐지만 다저스의 선물에 바르가스의 마음도 사르르 녹았다.
미국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바르가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수여받았다. 다저스의 브랜든 곰스 단장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바르가스에게 직접 우승 반지를 전달했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선수에게도 기여도를 인정해 깜짝 선물을 한 것이다.
지난해 7월말 삼각 트레이드로 다저스를 떠난 뒤 처음으로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바르가스는 친정팀의 우승 반지 전달에 감동했다. 그는 “기분이 좋다. 많은 선수들이 이런 순간을 꿈꾼다. 이런 보상을 받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며 기뻐했다.
쿠바 출신 내야수로 2017년 9월 다저스와 국제 계약을 체결한 바르가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로 성장한 뒤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크지 못했고, 다저스의 두꺼운 뎁스를 뚫지 못한 채 7월말 트레이드 카드로 쓰였다. 최고 승률을 질주하던 다저스에서 하루아침에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저 승률 꼴찌팀 화이트삭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7/02/202507021501770198_68656badd7f11.jpg)
트레이드 전까지 다저스에서 30경기 타율 2할3푼9리(71타수 17안타) 3홈런 9타점 OPS .735로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화이트삭스 이적 후 42경기 타율 1할4리(135타수 14안타) 2홈런 7타점 OPS .387로 대폭락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72경기 타율 1할5푼(206타수 31안타) 5홈런 16타점 OPS .506. 지난해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반면 화이트삭스는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121패로 불명예를 쓰면서 바르가스에겐 씁쓸한 해가 됐다.
하지만 바르가스는 타격 부진의 원인이 트레이드로 인한 충격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화이트삭스에 와서 매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나의 인생과 커리어에 있어 가장 좋은 일이었다. 올해를 앞두고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며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화이트삭스에 온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다저스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이유로 잦은 포지션 변경이 거론되기도 했다. 원래 포지션은 3루수였지만 다저스에는 맥스 먼시가 있었다. 다저스는 바르가스의 타격 재능 살리기 위해 2루수로 썼지만 188cm 102kg 큰 체구의 그에겐 맞는 자리가 아니었다. 디노 에벨 코치와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의 도움 속에 2루 수비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지만 타격 지표가 뚝 떨어졌다.
![[사진] LA 다저스 시절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7/02/202507021501770198_68656baea425d.jpg)
에벨 코치는 “바르가스가 새로운 포지션을 배우느라 압박감이 조금 더 있었을 수 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뛰며 좋은 타격을 했다. 그는 수비가 타격에 방해가 된다고 불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2루수가 아닌 좌익수로 이동했지만 타격이 살아나지 않았고, 트레이드된 뒤 화이트삭스에서 주 포지션 3루수로 뛰고 있다. 올 시즌 화이트삭스의 주전 3루수로 82경기 타율 2할2푼6리(301타수 68안타) 10홈런 34타점 OPS .713을 기록하고 있다.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장타력을 발휘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팀으로 다저스타디움에 방문한 이날 4번 타자로 나섰다. 바르가스는 “작년은 확실히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더 나은 상태로 LA에 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윌 베너블 화이트삭스 감독은 “바르가스의 파워는 점점 더 일관성을 갖춰가고 있다. 수비에서도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고, 여러 방식으로 경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야구를 잘 이해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25살의 선수다. 그의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7/02/202507021501770198_68656baf6b5a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