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경선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연기와 선행으로 기억되는 고인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경선은 2015년 7월 4일, 서울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3세.
1963년생인 고 한경선은 1989년 KBS 공채 탤런트 10기로 데뷔해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어린이 드라마 ‘요정 컴미’, 대하사극 ‘주몽’, ‘대조영’ 등 다채로운 작품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외에도 ‘모래시계’, ‘광개토대왕’, ‘루비 반지’, ‘뻐꾸기 둥지’ 등 수십 편의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2015년 6월 19일, MBC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 촬영과 회식을 마친 뒤 귀가하던 그는 갑자기 몸에 이상을 느껴 서울 강남성모병원을 찾았다. 당시 수술 없이 회복 중이었지만, 6월 30일 다시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결국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7월 1일 잠시 의식을 찾았으나 이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치료 끝에 7월 4일 눈을 감았다.
고인의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동료 배우들은 깊은 슬픔을 전했다. 한 동료는 “중환자실에서 잠시 깨어났을 때도 자신이 왜 병원에 있는지 묻더니 촬영을 나가야 한다며 대본을 찾았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박준금은 “거기 가서 아프지 말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윤해영은 “모든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던 분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윤경은 “회식 날 머리가 아프다며 주먹으로 치기도 하셨다. 그때 이미 한쪽에 마비 증상이 왔던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생전 한경선의 따뜻한 선행도 재조명됐다. 그는 과거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힘든 시간을 겪은 뒤 장애인 복지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제작진과 이웃을 도왔다. 동네 경로잔치에도 자주 참석하며 주변을 세심하게 살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고 한경선은 이제 세상에 없지만,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따뜻한 미소로 기억되고 있다. 그의 유해는 서울 모처에 안치돼 있다. /kangs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