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사들 뿔났다…‘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드라마화, 결국 제작 중단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5.07.04 21: 06

그루밍 범죄를 미화하고 아동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드라마화가 결국 중단됐다. 전국 교사들의 강력한 반발과 비판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며, 제작사는 일주일 만에 고개를 숙였다.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제작된 원작 작품에까지 새로운 부담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교사 임청아가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남성 캐릭터 ‘고수’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 캐릭터가 실제로는 자신의 제자 임당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설정 자체가 ‘그루밍 범죄를 로맨스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판의 가장 중심에는 교육계가 있었다.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성명을 통해 “교사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를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야 할 존재”라며 “미성년 제자와 사적 감정을 나누는 서사를 로맨스로 포장한 것은 범죄의 미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어 “해당 드라마는 현실의 그루밍 범죄를 희화화할 우려가 크며, 이를 연기해야 할 아역 배우들 또한 심리적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인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초등위원회 또한 “전국 초등교사들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며 “드라마 제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성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감정 흔들림’, ‘위로’ 같은 표현이 로맨스로 오독될 경우, 교육 윤리를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결국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제작사는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대중과 교육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도대체 이걸 왜 드라마화하려고 했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다”, “정상적인 기획 시스템이라면 처음부터 기획 회의에서 통과될 수 없는 내용이다”, “이런 서사를 방송으로 옮기겠다고 판단한 자체가 충격”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아동 보호가 절대적인 가치로 여겨져야 할 사회에서, 이 같은 콘텐츠가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기획 단계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번 일로 콘텐츠 제작자들의 윤리적 책임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ssu0818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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