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공개한 유니폼 홍보 영상이 역사 인식 부족이라는 뼈아픈 지적과 함께 동아시아 전역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담은 해당 콘텐츠는 국제적 논란으로 비화했고, 급기야 일본 내 일부 여론은 사과 자체를 문제 삼으며 거꾸로 항의에 나섰다.
논란의 발단은 뉴캐슬이 지난주 공개한 2025-2026시즌 서드 유니폼 홍보 영상이었다. 공식 소셜 미디어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는 일본인으로 보이는 팬이 'NUFC JAPAN'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드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깃발은 흑백 방사형 문양으로 구성돼 있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했던 전범기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 등 피해국에서는 극도로 민감한 상징이다.
비판이 커지자 뉴캐슬은 발 빠르게 사과했다. 구단은 "새 유니폼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팬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유감을 표하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고, 이후 수정본으로 교체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장면은 이후 모든 플랫폼에서 삭제됐으며, 재편집된 영상으로 대체됐다.
![[사진] 뉴캐슬 유나이티드 공식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5/07/04/202507042215772828_6867d660b20de.png)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더 선'은 "일본 제국군을 상징하는 욱일기를 유니폼 홍보에 사용했다. 한국, 중국, 싱가포르, 러시아 등에서 금지된 깃발로, 뉴캐슬은 하필이면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앞두고 있다"며 사건의 민감성을 지적했다. 영국 'BBC' 또한 "가수 샘 펜더가 출연한 해당 영상에 클럽 색상을 기반으로 한 욱일기 유사 문양이 등장했고, 이에 따라 모든 소셜 미디어에서 영상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편집 전 영상에는 욱일기와 유사한 문양의 깃발을 흔드는 장면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는 명백한 역사적 무지에서 비롯된 부주의"라고 지적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해당 장면은 분명한 실수"라며 "다만 구단이 신속하게 삭제 및 사과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쿠팡플레이 시리즈 진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7/04/202507042215772828_6867d61f1b1e2.jpg)
뉴캐슬은 오는 7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른다. 두 경기 모두 티켓이 조기 매진된 상태로, 한국 내 팬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그러나 민감한 역사 이슈를 건드린 만큼, 프리시즌 일정을 둘러싼 여론은 분명하게 균열이 생겼다.
게다가 뉴캐슬은 현재 수원삼성 소속 18세 윙어 박승수와의 계약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아시아 시장 공략과 유소년 유망주 영입을 동시에 진행 중인 구단이 역사 인식 부족으로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상황이 더 복잡해진 건 일본 내 반응이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게키 사카', '풋볼 채널' 등은 뉴캐슬의 사과 내용을 전하면서도, 자국 팬들의 불만을 함께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방사형 문양이 모두 욱일기로 보이냐", "이건 단순한 디자인일 뿐이다", "2011년부터 욱일기 알레르기가 시작된 것 같다"는 등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7/04/202507042215772828_6867d61fb725f.jpg)
일부는 "뉴캐슬도 문제다. 불필요한 사과는 일본 투어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며 구단을 비판했고, 심지어 "조선은 식민지가 아니라 일본의 일부였다"는 역사 왜곡성 발언까지 베스트 댓글로 올라가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뉴캐슬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콘텐츠 실수로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직면하게 됐다. 홍보 영상 하나가 아시아 각국의 역사 인식을 건드렸고, 구단의 진정성 있는 대응과 향후 행보가 팬들과의 신뢰 회복에 결정적이 될 전망이다.
프리시즌 일정, 유망주 영입, 브랜드 확장의 구상 아래 단 한 장면이 드러낸 건, 세계적 구단이 갖춰야 할 '역사 감수성'이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