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프로축구 알 아인 FC가 한국 대표 미드필더 박용우(31)와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공개된 이미지가 전범기인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비판 여론이 거세다.
알 아인은 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 채널을 통해 “박용우와의 계약을 연장했다. 계약 기간은 2025-2026 시즌 종료 시점까지다”라고 발표했다. 함께 게시된 사진에는 계약서에 서명하는 박용우의 모습과 함께 ‘계약 연장’을 상징하는 비주얼 이미지가 포함됐다.
문제는 바로 이 이미지였다. 해당 사진에는 붉은색과 흰색이 대조되는 건곤감리 무늬가 새겨졌다. 그런데 방사형 문양으로 되어 있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라는 지적이 즉각 제기됐다. 또한 사진 속 배경 구성과 색감 역시 일본풍 분위기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어 ‘한국 선수의 재계약 발표 이미지로는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용우는 “좋은 지도자,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알 아인에 남게 되어 기쁘다. 알 아인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구단 전체가 가족처럼 느껴졌다. 이곳에서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지난 시즌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새 시즌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선수 본인의 진정성과 구단의 확고한 신뢰가 드러난 재계약 소식이었지만 SNS에 공개된 홍보 이미지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메시지는 왜곡되고 있다.
특히 최근 ‘욱일기 이미지 사용’과 관련한 국제적 민감성이 고조된 가운데, 팬들의 반응은 더욱 차갑다. 앞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2025-2026 시즌 서드 유니폼 발표 영상에 욱일기 유사 문양이 포함된 장면을 삽입했다가 삭제·사과한 일이 있었다. 당시 뉴캐슬은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앞두고 있어 더욱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뉴캐슬은 논란 직후 “의도치 않게 불편함을 드릴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었고, 해당 장면을 삭제해 재편집했다”고 공식 사과했지만, 이미 아시아 팬들의 신뢰는 흔들렸다.


알 아인은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동권 최고의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용우는 해당 시즌 팀의 중원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중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건곤감리를 욱일기로 만들어 버리면서 최악의 상황을 자초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