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뀌었다"...토트넘, 부상 악몽 끝내려 2년 연속 메디컬팀 '전면 개편'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7.08 23: 59

 지난 시즌 무려 22패.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 하나로는 덮기 어려운 성적표였다. 부상자 명단은 끝이 없었고, 돌아온 선수는 다시 쓰러졌다. 토트넘 홋스퍼는 결국 2년 연속 메디컬 부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강수를 뒀다. 고질적 문제였던 부상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대수술이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또 한 번 메디컬 부서에 변화를 줬다. 퍼포먼스 서비스 총괄 아담 브렛(Adam Brett)과 스포츠 사이언스 책임자 닉 데이비스(Nick Davies)가 구단을 떠났다"라고 보도했다.
브렛은 스포츠 과학, 의료, 영양, 심리까지 총괄하던 구단 퍼포먼스 시스템의 핵심 인물이었다. 데이비스는 선수들의 회복과 체력 관리 전반을 담당해왔다. 모두 지난해 여름 선임됐지만, 1년 만에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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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후임으로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함께 브렌트포드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 닉 스터빙스(Nick Stubbings)가 메디컬 리드를 맡는다. 구단은 이외에도 브렌트포드 출신 톰 페리먼(근력·컨디셔닝 코치), 크리스 해슬럼(퍼포먼스·1군 코치), 저스틴 코크레인(육성 책임자), 조 뉴튼 등 다수의 백룸스태프를 프랭크 감독과 함께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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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는 토트넘의 의료·피지컬 운영 체계까지 자신이 주도한 인물들로 재편했다. 토트넘은 사실상 '부상 방지를 위한 새로운 시대'를 선언한 셈이다.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해 토트넘이 겪은 '사상 최악의 부상 위기'가 있다. 미키 반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주축 자원이 시즌 중 장기간 이탈했고, 복귀 후 다시 쓰러지는 일도 반복됐다.
대표적인 장면은 지난해 12월 첼시전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로메로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다시 쓰러졌고, 같은 경기에서 반 더 펜 역시 햄스트링 부상을 재발했다. 두 선수 모두 다음 해 3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시즌을 치르는 대부분의 기간, 토트넘은 주전 센터백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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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감독이던 엔지 포스테코글루는 "선수가 처음 다쳤기 때문이 아니라, 복귀한 후에 다시 부상을 입는 게 문제였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오히려 이탈하는 상황이 너무 잦았다"라며 체계적 문제를 시사했다.
토트넘은 이 시즌에서 프리미어리그 22패라는 충격적 성적을 받아들였고,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트로피도 포스테코글루의 경질을 막지는 못했다.
사실 이번 변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 당시 축구운영총괄로 선임된 스콧 먼(Scott Munn)이 구단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당시 구단은 오랜 메디컬 총책이었던 제프 스콧(Geoff Scott)도 내보냈다. 스콧은 20년간 토트넘에서 의료 부문을 책임졌고, 당시 포스테코글루와의 의견 충돌 끝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브렛과 데이비스가 각각 퍼포먼스 디렉터와 스포츠 사이언스 책임자로 부임했고, 체계 정비에 나섰지만, 부상자 관리 실패와 연쇄 재부상 문제는 여전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여름, 이들마저 팀을 떠나게 됐다. 먼은 이미 해임됐으며, 도나 마리아 컬런 부회장도 사임했다. CEO 자리에는 아스날 출신 비나이 벤카테샴이 부임했다.
사실상 토트넘의 프런트와 지원 체계는 완전히 새 인물로 물갈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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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감독은 브렌트포드 시절부터 선수단 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에 일가견이 있던 인물이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훈련과 회복 루틴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왔고, 이는 토트넘이 프랭크 체제를 신뢰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스터빙스는 브렌트포드에서 1군 메디컬팀을 이끌던 책임자였고, 페리먼은 피지컬 향상을 담당했던 핵심 인물이다. 여기에 크리스 해슬럼까지 합류하면서, 프랭크는 단순히 코칭 스태프를 넘어서 구단의 '선수 관리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까지 손을 뻗고 있다.
토트넘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구단 창단 17년 만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리그에서의 잇단 부상과 급격한 하락세는 '기적'이 아닌 '현실'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이제 그 기적을 반복하기 위해, '사람'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시스템' 자체를 뜯어고치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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