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3의 배우 노재원이 빅뱅 멤버 탑으로 활동했던 배우 최승현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적어도 '남규'에게 '타노스'는 리더였다.
노재원은 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최근 인기리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남규 역으로 출연한 것을 비롯해 근황에 대해 밝혔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지난 2021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시리즈는 시즌1부터 글로벌 TV쇼 1위를 휩쓸며 한국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역에서 글로벌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공개된 시즌2까지 총 시청수 6억 뷰를 기록한 바. 이번 시즌3에서는 시즌1 우승 이후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다뤘다.
노재원은 시즌2, 시즌3에 등장하는 참가자 남규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타노스(최승현) 추종자 중 한 사람으로 활약한 남규의 특성상 극 중 노재원은 시즌2에서는 타노스와 민수(이다윗)를 비롯해 일명 '타노스 팸'과 어울렸다. 타노스가 죽은 시즌3에서는 명기(임시완)와 함께 이합집산하며 전략적 플레이를 보여줬고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 과정에서 노재원의 열연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호평을 자아냈다. 최승현이 과거 빅뱅 멤버였던 만큼 출연 여부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가운데 그 옆에 있던 노재원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던 상황. 남규는 타노스가 죽은 뒤 타노스 성대모사를 하는 모습까지 비중 있는 빌런으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실제 둘 사이의 관계는 어땠을까.
노재원은 "승현 형은 자기 따라한 것보다 '왜 이렇게 내 욕을 많이 하냐. 남규한테 잘못한 게 뭐가 있냐'고 하더라. 순수하게 남규를 생각한 거였다고"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자기 이름도 못 외우고 민수(이다윗)만 좋아하고 제 말을 묵살시키는 타노스가 남규는 미웠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팀 타노스'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노재원은 "진짜 리더십 있게 승현이 형이 챙겨줬다. 초반 촬영 때 압박감과 456명 앞에서 본인이 연기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던 것 같다. 그런데 촬영하면서는 정말 목숨 걸고 연기하는 사람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 자극도 많이 됐다. 평소엔 화기애애했지만 저는 속으로 '내가 남규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타노스를 바라보기도 했다. 그리고 다윗이랑 원지안, 이렇게 서로 의지했다. 서로 나이가 비슷했다. 힘들 때나 고민이 있을 때 이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털어놨다.

더불어 노재원은 "저를 얼마나 많이 아껴줬는지 너무 고마운 게 많다. 제가 남규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게 타노스 캐릭터이고 승현이 형이었다. 저를 남규로 바라봐줬다. 맨날 만날 때마다 '남수, 남수!'라고 했다. 그런 점이 저는 정말 고마웠다.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게끔 많은 도움을 줬다"라며 최승현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그래서 황동혁 감독님도 '남규, 남수'라고 대사를 적어주신 것 같다. 현장에서 '민규 남수'라고 해주시기도 했다"라며 웃었고, 탑을 향한 대중의 질타에 대해 "정말 그 역할을 많이 사랑했다. 형은"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제가 뭐라고 할 건 아니다. 보는 사람들의 자유고, 또 좋게 본 사람도 많으니"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아꼈다.
실제 빅뱅 팬이기도 했다는 그는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연기할 때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남규가 처음에 '오, 타노스 유명한 래퍼'라면서 따랐으니 그 연결 지점으로 도움은 됐다. 최대한 빅뱅으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노골적으로 팬심을 고백하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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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