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성 구단주 미셸 강이 프랑스 명문 구단 올랭피크 리옹을 지옥문 앞에서 끌어냈다. 리옹이 프랑스 리그1 잔류를 공식화하면서 그녀는 부임 9일 만에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리옹은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옹은 2024-2025시즌 리그1에 잔류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프랑스 축구협회 산하 재정감독기구(DNCG)의 결정에 환영한다. 항소위원회와 새 경영진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는 클럽의 신뢰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리옹은 지난달 30일 경영진 재편과 함께 미셸 강을 이글 풋볼 그룹과 구단 CEO로 공식 임명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 개편이 아닌, 팀의 운명을 걸고 내린 결단이었다.
1959년 한국에서 태어난 미셸 강은 유년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고 이후 서강대학교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의료 IT 분야에서 창업과 투자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며 사업가로 입지를 굳혔고 미국 내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을 통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포브스가 추산한 그녀의 자산은 12억 달러(1조 6500억 원)에 달한다.
이후 축구계로 시선을 돌린 그녀는 특히 여자축구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런던 시티 라이오네스의 구단주로서 팀을 이끌며, 지난 5월 잉글랜드 여자 챔피언십(2부) 우승과 함께 1부 리그 승격을 이끌어내며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리옹은 그녀의 능력을 믿고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맡겼다. 한때 유럽 정상까지 올랐던 리옹은 지난달 DNCG로부터 리그2 강등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 결정은 재정 불투명성과 재무구조 문제가 이유였다. 프랑스 리그1 7회 우승, 쿠프 드 프랑스 5회 우승 등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리옹에게는 충격적인 판정이었다.
이에 리옹은 미셸 강을 위기 극복의 선봉에 세웠다. 구단은 “미셸 강이 DNCG 항소 절차를 직접 이끌 예정이며, 구단도 그녀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미셸 강은 실제로 부임 후 단 9일 만에 항소심에서 판결을 뒤집었다. DNCG는 재심을 통해 리옹의 리그1 잔류를 인정했으며, 다만 향후 샐러리캡 제한, 이적료 지출 상한 등 엄격한 재정 관리 조건을 부과했다. 리옹은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재건을 위한 과제가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장 강등이라는 재앙을 피한 것만으로도 리옹은 숨통이 트였다. 프랑스 언론과 현지 팬들 역시 “미셸 강의 등장 이후 클럽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그녀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