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9회 아찔한 역전 순간을 딛고 동점을 만든 후, 연장 11회 이호준의 끝내기 2루타로 짜릿한 승리를 완성했다.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롯데는 연장 11회말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결말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9회초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9회말 동점을 만들며 연장에 돌입했다.
11회말, 선두타자 정훈의 좌전안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롯데는 한태양의 삼진 이후, 대타 최항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의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이호준이 해결했다.



우익수 방향으로 시원하게 뻗은 타구는 1루 선상을 타고 굴러가며 2루 주자 조세진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사직구장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2루까지 달린 이호준이 두 팔을 벌려 승리를 자축하자, 동료들이 쏟아지는 물세례로 그를 맞이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달려온 이는 정철원이었다.
그는 도망치려는 이호준을 뒤에서 단단히 포박해, 동료들이 마음껏 축하할 수 있도록 ‘몸개그’로 기여했다.
이어 주장 전준우가 조심스럽게 물을 끼얹으며 축하했고, 물세례가 끝날 무렵에는 다정한 선배 심재민이 수건을 들고 등장해 흠뻑 젖은 이호준을 챙겼다.



이날 승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심재민이었다. 그는 연장 10회와 11회를 책임지며 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632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끝내기 적시타, 포박, 물세례, 수건 전달까지.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단순한 승리를 넘어, 팀워크와 감동이 어우러진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사직의 여름 밤, 이호준의 방망이가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 / foto030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