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성 구단주'의 리옹, 라이벌 PSG 아량 덕에 살았다... "단 추후 재정 개혁은 필수"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7.10 19: 44

‘강등 위기’에서 되살아난 전통의 명가. 파리 생제르맹(PSG)의 뜻밖의 ‘한 수’가 올랭피크 리옹(OL)의 리그1 생존을 도왔다.
프랑스 ‘레퀴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리옹의 2부 리그 강등이 공식적으로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재정감독기구(DNCG)가 연방 항소위원회를 통해 리옹의 강등 결정을 뒤집은 것. 다만 선수단 임금 총액 및 이적 지출에는 엄격한 제한이 가해질 예정이다. 사실상 조건부 생존이다.

앞서 DNCG는 지난 6월 24일 리옹이 재정 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리그2로의 강등을 통보했다. 리옹 팬들은 충격에 빠졌고, 명문 구단의 몰락이라는 충격파가 리그 전체를 덮쳤다. 하지만 약 2주간의 항소 끝에 리옹은 다시 기사회생했다.
그 배경에는 놀랍게도 리옹의 ‘숙적’ PSG가 있었다. 포르투갈 ‘아 볼라’, 프랑스 ‘RMC 스포츠’에 따르면 PSG는 지난해 리옹에서 영입한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이적료 잔액을 조기 일괄 지급했다. 본래 분할 지급 예정이었으나, 리옹의 당장 현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사정을 고려해 계약 조항을 넘어선 ‘선의’를 베푼 것이다.
일각에서는 PSG의 이 같은 조치가 단순한 계약 이행이 아닌 ‘리그1 전체의 안정성과 이미지’를 위한 정치적 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시즌 만에 명문 리옹이 2부리그로 추락할 경우, 프랑스 리그의 브랜드 가치와 흥행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옹의 위기는 모기업 ‘이글 풋볼 홀딩스’의 경영 실패에서 시작됐다. 구단주 존 텍스터는 크리스탈 팰리스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리옹 구단 운영엔 실패했고, 결국 구단 경영권에서도 손을 뗐다. 그 자리를 채운 이는 다름 아닌 한국계 여성 사업가 미셸 강 회장이었다.
미셸 강 회장은 미국 워싱턴 스피릿의 구단주이자, 프랑스 축구계에서도 보기 드문 여성 오너로, 리옹의 구조조정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미셸 강 회장을 비롯한 리옹 고위 관계자 9명이 직접 참석해, 2시간 30분 넘게 치열한 청문회를 벌인 끝에 리그1 잔류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리옹에게 남은 건 ‘자율’이 아닌 ‘감시’다. 연방 항소위원회는 리옹의 생존을 허용했지만, 향후 이적 및 임금 운영에 철저한 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연명’ 수준이다.
리옹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의 책임 있는 운영을 인정해준 항소위에 감사드린다. 이 결정은 구단의 신뢰 회복과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생존은 얻었지만, 이제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실천이 따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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