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쳤다. 아니, 또 다시 같은 부위다. 바이에른 뮌헨의 일본 수비수 이토 히로키(25)가 끝없이 이어지는 중족골 부상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 운영 플랜이 문제다. 시즌 개막이 다가오지만 일본인 영입 수비수 이토 히로키는 여전히 부상자 명단에 있고, 복귀 시점마저 불투명하다. 반면 1년 내내 굳건히 버틴 김민재(29)는 방출 대상으로 몰리고 있다. 이쯤 되면 논리보다 눈치와 정체불명의 내부 기류가 수비 라인을 결정지고 있다. 셈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9일 9일(이하 한국시간) “이토 히로키는 다시 한 번 중족골 부상으로 인해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훈련장에는 복귀했지만 실전 투입까지는 최소 3~4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에른은 이토 영입을 위해 2800만 유로(약 451억 원)를 투자했지만, 정작 지난 시즌 리그 출전 시간은 단 282분에 불과했다. 시즌 대부분을 재활에 허비했고, 이제는 ‘재부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토의 부상은 반복적이다. 작년 7월 프리시즌 도중 오른발 중족골이 처음 골절됐고, 복귀 도중 재파열로 11월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겨우 실전 복귀했던 2월, 또 한 번 같은 부위에 금이 가며 시즌 아웃.
무려 1년 내에 세 번의 같은 부위 부상을 당한 셈이다. 클럽월드컵은 물론 다음 시즌 개막전도 결장 확정이다.
반면 김민재는 다르다. 혹사와 피로 누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진 적은 있지만, 적어도 시즌 내내 경기에 나섰고, 팀을 위해 땀 흘렸다. 공식전 40경기 이상 출전한 센터백이자, 빌드업과 대인 방어 모두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하지만 뮌헨은 현재 그를 매각 대상으로 삼고 있다. 조나탄 타, 베이가 등 좌발 센터백을 데려오며 김민재에게는 명확한 ‘퇴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뮌헨이 이토에 대해선 여전히 “기대 자원”이라며 감쌀 기미를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한 시즌 동안 실질적 기여도가 전무한 자원에겐 인내심을, 주전으로 활약했던 김민재에겐 칼날을 들이댄다. 심지어 베이가의 영입 전제조건으로 김민재의 이적을 못 박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야말로 뛰면 짐 되고, 누우면 전략 자원이 되는 기이한 팀 운영이다. 알폰소 데이비스의 장기 부상까지 겹치며 바이에른 수비진은 시즌 초반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그 혼란을 수습하는 방식은 더욱 혼란스럽다. 뛴 자는 쫓아내고, 다친 자는 기다리는 기묘한 로직. 이토 히로키의 반복된 부상이 혹사 당한 김민재보다 가벼운 이유는 뭘까. 지금 바이에른 수비진 운영엔 이성적인 플랜이 부재한 상황이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