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서울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테오 에르난데스(28)까지 새로 품었다. 한창 전성기 나이에 유럽을 떠나 중동으로 향한 테오다.
알 힐랄은 1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파하드 빈 사드 빈 나펠 회장이 이끄는 클럽 보드진은 이탈리아 AC 밀란 소속 프랑스 선수 테오를 알 힐랄 1군으로 영입하는 계약 서명을 완료했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2027-2028시즌 종료까지"라고 공식 발표했다.
알 힐랄은 "만 27세 테오는 유럽에서도 아주 유명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여러 클럽을 대표해 활약했다. 특히 그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클럽 월드컵, 유럽 슈퍼컵, 2017년 스페인 슈퍼컵, 2018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AC 밀란 소속으로도 2022년 세리에 A와 2025년 초 이탈리아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라고 소개했다.
테오는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알 힐랄은 "테오는 18세 이하(U-18), U-19, U-20 대표팀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며 국제 무대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2021년부터 프랑스 A대표팀에서 활약하며 2021년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국가대표팀 출전은 지난달 UEFA 네이션스리그였다"라고 덧붙였다.


테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주목받았다. 뤼카 에르난데스(파리 생제르맹)의 동생인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스팀에서 성장했고,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임대를 통해 잠재력을 증명했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라리가 수준급 왼쪽 풀백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레알 마드리드가 러브콜을 보냈고, 테오는 2017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그는 레알 소시에다드로 한 시즌 임대를 다녀온 뒤에도 입지를 굳히지 못했고, 2019년 여름 다시 이적을 택했다.
테오의 다음 행선지는 AC 밀란이었다. 당시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321억 원) 규모. 이탈리아 무대를 밟은 테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득점력을 앞세워 공격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지난 6시즌간 성적은 262경기 34골 45도움에 달한다. 세리에 A 올해의 팀에도 4차례나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달랐다. 테오는 과도한 출전과 팀의 부진 속에서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고, 감독들과 불화설도 불거졌다. 결국 밀란은 올여름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테오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예상과 달리 유럽에서는 테오를 향한 러브콜이 적었다. 그의 높은 연봉과 지난 시즌 보여준 아쉬운 모습 등으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알 힐랄이 이적료 2500만 유로(약 401억 원)를 들여 테오를 낚아챘다. 프랑스 '레퀴프'와 이탈리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그는 보너스 옵션을 포함해 연봉으로 2000만 유로 이상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인터 밀란 시절 테오의 활약을 두 눈으로 지켜본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그를 강력히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 힐랄은 이미 어마어마한 전력을 자랑한다. 주앙 칸셀루와 칼리두 쿨리발리, 야신 부누,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 웬만한 유럽 빅클럽에 꿀리지 않는 선수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테오까지 품으면서 프랑스 국가대표 테오와 포르투갈 국가대표 칸셀루로 좌우 수비를 꾸리게 됐다.

알 힐랄은 지난 시즌 사우디 프로 리그에서는 알 이티하드에 밀려 2위를 기록,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광주FC를 7-0으로 꺾고 4강까지 오르는 등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알 힐랄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까지 무너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알 힐랄은 지난달 막을 올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비겼고, 토너먼트에서 맨시티를 누르고 8강까지 오르며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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