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전반기를 47승 39패 3무, 승률 5할4푼7리로 마무리 했다. 선두 한화와 5.5경기 차이가 나는 3위로 전반기를 끝냈다. 역대급 전반기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3위 이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그럼에도 롯데는 이 과정에서 악전고투하면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점수를 짜내고 또 겨우 지켜가면서 1승 1승을 거뒀다. “2군에 선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1군의 줄부상으로 2군 선수들을 불러서 1군에서 활용했는데, 이 선수들이 팀을 지켜내는 일등공신이 됐다. 전체적인 기량과 능력은 1군 선수들에 비해 부족할 지언정 열정과 간절함은 그 이상이었고 김태형 감독 역시 이들을 적재적소에 중용하면서 버티는 힘을 만들어냈다.
타격에서는 아직 미흡할 지언정, 외야수 김동혁 한승현은 주전들의 빈 자리를 수비와 주루에서 채웠다. 내야수 한태양 박찬형도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전반기 막판 독립리그를 거쳐서 프로에 입문한 박찬형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베테랑 정훈과 김민성의 감초 역할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3위로 마무리를 하면서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게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이 봤을 때 전반기 막판 불안불안했다. 타선이 레이예스, 전준우가 못 치면 점수를 거의 짜내듯이 경기를 해야 했다. 감독이 보는 그림은 사실 굉장히 안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감독 하면서 이렇게 부상 선수가 한꺼번에 많이 나온 시즌은 처음이다”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뭔가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 어린 애들이 나와주고 잘해줬다. 대체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뎁스가 강해진 게 느껴진다.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주전급 선수들이 돌아올 후반기에는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준우도 그동안 팀을 버텨준 젊은 선수들에게 “현재 뛰는 선수들에게 잇몸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안 좋았다. 현재 뛰는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고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며 선수들을 독려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타선은 전반기에 결장했던 선수들이 돌아온다고 하지만, 후반기 가장 관건은 선발진 박세웅의 부활, 그리고 불펜진의 피로도 관리다. 이민석 나균안 등 토종 선발진이 버텨주고 있지만 박세웅이 부진하면 결국 팀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다. 박세웅의 부활이 간절하다.
불펜진은 전반기 막판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불편감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됐다. 정현수 김강현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불펜진도 전반기 막판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최준용과 정철원 등 필승조들이 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한데,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를 후반기 불펜 핵심 자원으로 꼽고 있다. 그는 “투수들 주엥서는 홍민기가 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줬다”며 “일단 홍민기는 중간에서 던지며 더 확실해진다. 운영하기가 더 좋을 것 같다. 필승조 4명이면 항상 4명이 대기할 수는 없지 않나. 연투로 빠지고 또 근육이 뭉칠 수도 있다. 그랬을 때 홍민기가 역할을 해주면 좀 더 수월해질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전반기 마지막 두산과의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마무리 하면서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전반기다. 하지만 전반기 전체를 보면 긍정적인 모습이 더 많았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구단 모두가 후반기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도 서서히 눈에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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