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에 처참히 박살난 레알, 위기 느낀 알론소 감독..."리셋의 시간...진짜는 8월부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7.11 18: 07

"오늘은 2024-2025시즌의 마지막 경기이지, 2025-2026시즌의 시작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에 완패한 뒤, 사비 알론소 감독이 경기 후 '완전한 리셋'과 새 출발을 다짐했다"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0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결승에서 PSG에 0-4로 완패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유효 슈팅은 2회에 그쳤고 공 점유율도 32%에 머물렀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완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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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라이프 스타디움 임시 기자회견장에서 알론소 감독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만큼 이번 패배는 뼈아팠고, 동시에 레알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출발점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보도에 따르면 알론소 감독은 "다 잊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 상처가 우리에게 영향은 주되, 짓누르지는 않길 바란다. 8월에는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우리는 그때 0에서 다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알은 이번 시즌 68경기를 치르는 동안 15패를 기록했고, 유일한 우승 트로피는 UEFA 슈퍼컵과 카타르에서 열린 인터콘티넨탈컵이었다. 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에 두 차례 4실점으로 패했고, 챔피언스리그와 각종 컵 대회에서도 주요 강팀에 연이어 대패했다. 이번 PSG전 0-4 패배는 단순한 탈락이 아닌, 시즌 전반에 드리운 문제들을 한 번에 응축한 결과였다.
사실 클럽 월드컵은 실험의 무대였다. 알론소 감독은 시즌 중반에 부임해 전체 시즌 68경기 중 단 6경기만을 지휘했을 뿐이다. 처음엔 미국에서의 대회를 꺼려했지만, "조기 전술 구현의 기회"로 받아들이며 팀의 철학을 시험대에 올렸다. 그는 반복적으로 집단성, 조직력, 전환 속도, 압박의 리듬을 강조했고, 어떤 선수에 대한 질문이 나오든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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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시도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오렐리앵 추아메니는 '하이브리드 수비' 역할을 수행했고, 곤살로 가르시아와 딘 하위선, 아르다 귈러 등의 가능성도 엿보였다. 특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유벤투스를 꺾으며 보여준 안정적인 경기력은 '이제는 방향을 잡은 듯하다'는 평가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PSG전은 그 흐름을 철저히 망가뜨렸다.
PSG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맞이한 네 번째 찬스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레알은 그 어떤 압박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티보 쿠르투아는 "우리는 감독님의 계획을 전혀 실행하지 못했다. 항상 한 박자 늦었고, 전원이 제자리에 있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라울 아센시오와 안토니오 뤼디거의 실책은 치명적이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킬리안 음바페의 공존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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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는 이번 시즌 44골로 역사상 최고의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트로피는 없었다. "우승하러 왔다"던 그의 첫 시즌은 상징성과 함께 논란도 낳았다. 특히 자신이 떠난 PSG가 우승을 차지하고, 레알이 그 PSG에 대패했다는 사실은 구단 전체에 심리적 타격을 남겼다.
가디언에 따르면 쿠르투아는 "정말 큰 '호스티아(스페인어로 성찬빵이자 속어로 강한 타격)'였다"라며 "하지만 그만큼 명확한 교훈도 있었다. 이걸 외면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알론소 감독 역시 "실패는 가려야 할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할 대상이다. 반복하는 건 지능적이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패배로 인해 선수단 개편 가능성도 언급되기 시작했다. 루카 모드리치, 루카스 바스케스 등 일부 베테랑의 이적이 유력하며, 여러 포지션의 불균형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알론소는 "대회 중엔 선수단 구성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 여지가 생겼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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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알론소는 이렇게 정리했다. "우리는 오늘의 95분이 아닌, 8월의 0분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대회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말해줬다. 지금은 아프지만, 그만큼 명확해졌다. 시작은 여기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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