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의 마구도 꽝! 조상우 울린 투런포...해결사 본능 되찾은 25살 첫 풀타임 4번타자 "못치면 티가 많이 나네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5.07.24 08: 40

"못치면 티가 많이 난다".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25)이 광주 원정에서 4번타자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결승홈런을 터트렸다. 그것도 4-4 팽팽한 연장 10회초 무사1루에서 조상우를 공략해 투런포를 가동했다.
볼카운트 3B1S 유리한 상황에서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밀어쳤고 그대로 높은 포물선을 그리고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LG 더그아웃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6-4로 리드를 잡았고 10회말 마무리 유영찬이 2안타와 야수선택으로 1실점했으나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안았다. 결승타의 주인공이었다. 

문보경은 "홈런은 생각 안했고 노아웃이라 최대한 진루타를 치려고 했다. 다음타자를 위해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볼카운트 3B1S에서는 치려고 했다. 스트라이크 하나가 남아있어 풀스윙으로 돌리려했는데 잘 맞았다. 상대로 노아웃 1,2루를 만들기 싫어해서 승부할 것으로 생각해 과감하게 돌렸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전날에도 멋진 홈런을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6회초 1사1,2루에서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쳤는데 이번에도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이어졌다. 네일의 주무기 스위퍼가 낮게 들어왔는데 순간적으로 반응하면서 정통으로 맞았고 110m를 비행했다.
홈런을 맞은 네일도 미쳐 생각못했는지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문보경은 "네일을 상대로 스위퍼를 쳐서 홈런을 만들었다. 스위퍼인줄 몰랐다. 커터라고 생각하고 쳤는데 결과를 보니 스위퍼였다. 순간적으로 몸이 저절로 반응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경기를 어렵게해서 묻혔다"며 웃었다. 4-1로 앞서다 8회 6실점하면서 문보경의 홈런이 빛이 바랬다. 
올해 4번타자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초반부터 4월 중순까지는 해결사로 뜨거운 타격을 펼쳤으나 슬럼프에 빠졌다. 팀도 절대강자로 군림하다 후퇴하기 시작했다. 4번타자의 책무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후반기 5경기 모두 안타를 터트렸고 최근 3경기는 타점도 생산하며 해결사로 돌아왔다. 타점 3위(69개)에 올랐다. 20홈런도 4개를 남겼다. 문보경의 해결사 본능은 1위 한화 이글스 추격에 큰 호재이다. 
"첫 4번타자 풀타임 압박감은 없는데 못치면 티가 많이 나는 것 같다. 부진기간이 길었다. 중심에서 찬스도 살리지 못하니 팀도 패배한다. 유난히 더 티가 났다. 점점 좋은 밸런스 나온다. 그동안 못 친 거 만회하고 잘하겠다. 초반의 기운이 그대로 오면 좋겠다. 20홈런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기록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와 이틀연속 혈투를 벌였고 4번타자 문보경의 활약으로 연승에 성공했다. "어제 오늘 이겼는데 힘들고 기운이 많이 빠진다.  4-0으로 앞섰을때도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점수를 더 뽑아야 한다고 생갹했다. 어제도 오늘 경기를 하면서 끝날때까지 방심하지 말고 포기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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