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행동이 됐다.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마황’ 황성빈은 지난 25일, 이슈의 중심에 섰다. 팀은 7-4로 승리를 거뒀지만, 황성빈의 실책이 경기가 완전히 뒤집힐 뻔 했다. 25일 사직 KIA전 5-3으로 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찬호의 중견수 뜬공 타구를 안일하게 쫓아가다가 놓쳤다. 이후 벤치는 즉각 황성빈을 교체했다. 문책성 교체였다. 그런데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황성빈은 더그아웃의 에어컨 송풍구를 주먹으로 휘둘렀다. 썩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 황성빈의 자책이었다.
이후 1사 만루 위기까지 상황이 번졌고 1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다행히 경기도 승리하면서 황성빈의 실책과 더그아웃에서의 행동의 파급력은 커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다시 한 번 황성빈을 품었고 믿었다. 김 감독은 전날(25일) 경기 후 선수단 단체 미팅을 소집했고 황성빈은 이 자리에서 사과를 했다.

26일 경기 리드오프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황성빈은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3출루를 하면서 팀의 9-4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황성빈은 “어제 타구를 잡고 못 잡고를 떠나서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절대 그러면 안되는데 기분이 태도가 됐다. 단체 스포츠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어제 단체 미팅 자리에서 저의 잘못함을 인정하고 뉘우쳤다. 두 번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팀원들에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날 경기를 앞두고 황성빈은 팀원들에게 피자를 돌리면서 다시 한 번 팀원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제가 잘한 행동은 아니니까 나로 인해서 분위기가 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동료들이 맛있게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다들 장난도 치고 잘 먹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에게도 직접 피자를 전달했다고. 그는 “감독님께 직접 피자를 가져다 드렸다. 그리고 어제 그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게서 다시 한 번 주지를 시켜 주셨다”라면서 “감독님께 ‘두 번 다시 같은 행동으로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멀티히트와 함께 6회말 상대 주루방해를 이끌어내는 주루플레이까지 펼쳤다. 황성빈의 장기였다. 고승민의 기습 번트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며 스타트를 빨리 끊었고 3루가 비어있는 사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했다. 3루수 위즈덤의 왼발에 왼손이 걸리면서 통증을 호소했지만 주루방해가 인정됐다. KIA 이범호 감독은 이 판정에 항의를 하면서 퇴장을 당했다.
그는 “최근에 출루를 만힝 하지 못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래도 오늘은 1루를 3번 밟아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주루 파트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파트이기도 하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순간 판단은 자신있었다. 과감하게 했던 게 한 베이스를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2루를 돌 때 3루를 시도해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결국 황성빈의 주루플에이 이후 점수 차는 6-3에서 9-3으로 벌어지면서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었다.

5월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두 달 가량 결장했던 황성빈이다. 이제 황성빈은 가을야구로 시선을 옮긴다. 그는 “그라운드를 오래 비워서 매일 경기하는 게 재밌고 당장 높은 순위에 있지만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동안 그라운드를 비운 동안 팀이 잘 나가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도 잘해줬기 때문에 지금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고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팀이 더 많은 승리를 올릴 수 있도록 결과를 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굳게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