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헌신에도 세월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캡틴'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혹평과 팬심의 온도 변화 속에 토트넘과의 이별 시나리오 중심에 섰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위컴 원더러스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제골을 넣고도 흔들린 수비로 역전을 허용했고, 사르의 멀티골 덕분에 간신히 비겼다. 문제는 경기력보다 더 큰 충격을 준 손흥민의 부진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7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슈팅 3회와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1회, 박스 안 터치 7회에 그치는 등 전성기답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영국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에게 평점 4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실점에 직결되는 실수를 저지른 골키퍼 오스틴과 동률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존재감이 없었다. 전반전엔 상대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고, 후반 몇 차례 번뜩인 장면을 제외하면 레딩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력 비판을 넘어 이적설로 직결됐다.

토트넘 팬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영국 'TBR 풋볼'은 "팬들 사이에선 손흥민이 떠날 때가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의 전성기는 지났고, 이제는 팀을 위해 작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다수 팬들이 "쏘니는 전설이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떠나야 한다", "그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선 정상에서 작별해야 한다", "감정은 없다. 이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는 반응을 남겼다. 33세의 손흥민에게 이제 토트넘은 더 이상 확고한 안식처가 아닐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손흥민의 이적설은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다. '데일리 메일'은 "LAFC가 손흥민을 여름 영입 1순위로 설정했다. 이미 손흥민 측과 접촉했고, 1500만2000만 파운드(약 279억372억 원)의 이적료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도 그의 뜻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클럽과의 계약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은 손흥민이 떠나기를 원한다면 길을 열어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때 가능성이 제기됐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은 사실상 종결됐다. '가디언'과 '데일리 메일' 모두 "사우디 구단들은 현재 손흥민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손흥민의 선택은 두 갈래로 좁혀졌다. 토트넘에 남아 마지막 불꽃을 태울 것인가, 아니면 MLS로 건너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인가. 팬들의 기대와 비판이 교차하는 이 시점, 손흥민은 스스로의 커리어 마지막 챕터를 쓰기 위한 결단을 앞두고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