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8경기 무승' 탈출에 미소 지었다.
서울 이랜드는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이랜드는 무려 9경기 만에 승전고를 올리며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이랜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경기 3무 5패에 그치며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었지만, 어김없이 수원을 잡아내며 승점 33으로 5위 부산(승점 34)을 바짝 추격했다.
반면 수원은 5경기 무패 행진(4승 1무)을 마감하며 4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같은 시각 안산을 꺾은 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54)와 격차도 10점으로 벌어졌다. 수원(승점 44)은 리그 기준 '4전 4패'였던 이랜드 징크스를 깨고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이겠다는 각오였지만, 이랜드와 상대 전적 5전 5패가 되고 말았다.
경기 내내 이랜드가 리드했다. 전반 14분 '신입생' 가브리엘이 양형모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압박하며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4분 정재민이 정확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랜드의 스리백은 마지막까지 수원에 골을 허락하지 않으며 9경기 만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무더운 날씨였고, 어려운 상황이었다. 8경기 동안 계속 승리가 없었다. 모두가 힘든 과정이었다. 결국엔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다고 본다. 매 경기 이런 집중력을 보여줘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나도 선수들도 다시 한번 그 점을 느껴야 한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선제골의 주인공 가브리엘이 후반전 허벅지 뒤쪽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센터백 김하준도 경기 막판 어깨를 다쳤다. 김도균 감독은 "가브리엘은 근육 쪽에 약간 문제가 있다. 걱정이 좀 된다. 그렇게 심한 거 같진 않지만, 내일 병원에서 체크를 해봐야 한다. 김하준은 어깨 쪽에 문제가 있다. 같이 검사를 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9경기 만의 무실점이기에 더욱 뜻깊은 승리다. 김도균 감독은 "우리 팀을 집중해서 관찰하고 경기를 보다 보니까 수비는 준비한 대로 잘했다고 평가한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몇 번 내준 찬스도 몸을 던져 잘 막아냈다. 또 후방에서 구성윤이 든든한 역할을 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수원 상대 5전 5승인 이랜드. 대체 비법은 무엇일까. 김도균 감독은 "모르겠다. 비법이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수원전 5연승도 중요하고, 9경기 만에 무실점으로 승리했다는 게 참 중요한 포인트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더 승점을 쌓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나도 왜 수원전에 이기는지 모르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수원을 만날 때면 준비 과정부터 다른 느낌이 들까. 김도균 감독은 "아니다. 이번 경기는 그런 건 없었다. 우리 분위기가 워낙 안 좋았다. 8경기 동안 많은 실점을 했고, 승리가 없었다. 수원이 최근 경기에서 항상 많은 득점을 하면서 경기를 끝내는 팀이라 걱정했다. 사실 그 전에는 수원을 만나면 선수들도 자신감이 조금 더 있는 모습이 있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다음 상대는 1위 인천이다. 김도균 감독은 "인천과 첫 경기에선 아쉽게 졌다. 인천 경기를 잘 분석해야겠지만, 우리가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다면 어떤 팀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그러지 못할 때 하위권 팀한테 지곤 한다. 특히 무더운 여름 날씨엔 막판 집중력과 체력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을 더 강조해서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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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이랜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