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이현중-여준석 둘 다 일본 B리그에 뺏긴다’ KBL 진지하게 제도개선 논의해야 [서정환의 사자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5.07.28 06: 59

‘해외파’ 이현중(25)과 여준석(23, 시애틀대)을 일본리그에 빼앗길 수 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막하는 2025 FIBA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포트3를 배정 받은 한국은 호주, 레바논, 카타르와 함께 A조에 속했다. 한국은 1997년 이후 28년 만에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7월 안양에서 치른 A매치 평가전 4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일본과 1차전을 91-77, 2차전을 84-69로 모두 이겼다. 한국은 3차전서 카타르를 90-71로 제압했고 카타르와 4차전마저 95-78 완승을 거뒀다. 

13일 오후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하나은행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두 번째 평가전이 열렸다. 대한민국은 지난 11일 열린 일본과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91-77로 승리를 거뒀다. 2쿼터 대한민국 이현중이 슛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7.13 / ksl0919@osen.co.kr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과 카타르 대표팀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8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카타르와 1차 평가전에서 90-71로 승리했다.2쿼터 대한민국 여준석이 덩크를 성공하고 있다. 2025.07.20 /cej@osen.co.kr
KBL 수준을 초월한 ‘해외파’ 이현중-여준석 
4연승의 중심에 해외파 장신포워드 이현중과 여준석이 있었다. 두 선수는 한국의 핵심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KBL에서 활약하는 대표선수들보다 한차원 수준 높은 농구를 선보였다. 
이현중이 거리에 상관없이 던진 3점슛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202cm의 장신이 빠른 릴리스로 쏘는 장거리 슈팅은 상대에게 속수무책이었다. 여준석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농구 역사상 가장 운동능력이 좋은 여준석이다. 202cm의 선수가 속공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터트린 투핸드 덩크슛은 팬들의 도파민을 대폭발시켰다. 
스타성도 뛰어났다. 팀의 에이스면서 수비까지 열심히 하는 이현중의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3점슛을 터트리고 관중석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은 백미였다. 아이돌급 외모까지 갖춘 여준석의 덩크슛에 여심이 흔들렸다. 경기장에 여성팬들이 훨씬 많이 찾았다. 이들은 이현중과 여준석의 굿즈를 많이 구매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품절현상까지 빚었다. 90년대 농구대잔치 오빠부대를 연상시켰다.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과 카타르 대표팀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8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카타르와 1차 평가전에서 90-71로 승리했다.2쿼터 대한민국 이현중이 3점슛을 성공하고 있다.  2025.07.20 /cej@osen.co.kr
“이현중, 여준석 오면 농구인기 부활할 텐데…” KBL 관계자들까지 반했다 
농구팬들만 반한 것이 아니다. 국내 농구계 관계자들 모두 “이현중과 여준석의 기량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인정하고 있다. KBL에서 뛰는 최고수준의 선수들을 이미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단순히 기량 문제가 아니다. 한국농구에서 이렇게 스타파워가 큰 선수는 없었다. KBL 관계자들은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이 이현중과 여준석을 응원했다. 농구장에서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은 처음 본다. 두 선수가 오면 한국농구 흥행도 꿈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반겼다. 
실제로 KBL 각구단 관계자 다수가 이현중과 여준석의 복귀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교까지 한국에서 뛰고 외국으로 나간 두 선수에게 당장 해외도전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두 선수가 해외에서 충분히 도전한 뒤 나중에 한국으로 오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쉽지가 않다. 
13일 오후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하나은행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두 번째 평가전이 열렸다. 대한민국은 지난 11일 열린 일본과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91-77로 승리를 거뒀다. 1쿼터 대한민국 여준석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5.07.13 / ksl0919@osen.co.kr
이현중이 과연 신인연봉 받으면서 KBL 올까?
KBL에서 뛰려면 한국국적 선수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야 한다. 신인선수 최고연봉도 1.2억 원에 묶여 있다. 해외프로리그에서 먼저 데뷔한 선수라도 FA자격으로 입단할 수 없다. 
이현중의 경우 이미 G리그와 호주리그, 일본 B리그 등에서 2시즌을 소화했다. 그의 기량은 KBL 최고연봉 선수보다 월등하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만일 그가 KBL에 온다면 1.2억 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해외에서 쌓은 경력은 KBL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FA를 획득할 수 있는 연차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현중 입장에서 금전만 생각하면 굳이 KBL에 올 이유가 없다. 
농구계 관계자는 “이현중이 신인연봉을 받으면서 굳이 KBL에 오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 당장 이현중에게 50만 달러(약 7억 원)이상을 제시하는 팀이 있다. 한국으로 돌아올 메리트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과 카타르 대표팀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8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카타르와 1차 평가전에서 90-71로 승리했다.1쿼터 대한민국 이현중이 카타르 수비를 받으며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5.07.20 /cej@osen.co.kr
일본농구 관계자 역시 “이현중은 오사카 에베사에서 뛰면서 이미 외국선수 대우를 받았다. 이현중의 NBA 도전의지를 존중하지만 그의 실력에 반한 다른 구단에서도 계속 구애하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일본 B리그는 샐러리캡이 없고 매년 FA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아시아쿼터 제도도 있다. 이현중과 여준석이 미국이나 호주에서 도전하다 언제든지 일본과 계약을 맺고 뛸 수 있는 구조다. 한국처럼 드래프트 참여시기를 조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전혀 없다. 
일본은 NBA에서 유턴한 와타나베 유타에게 연봉 4억 엔(약 37억 원)을 안길 정도로 시장규모가 엄청나다. 한국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에게 충분한 투자가치를 느낀다.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여준석은 한류바람을 타고 일본에서도 주목하는 인재다.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과 카타르 대표팀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8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카타르와 1차 평가전에서 90-71로 승리했다.2쿼터 대한민국 여준석이 덩크를 성공하고 있다. 2025.07.20 /cej@osen.co.kr
“이러다 이현중-여준석 모두 일본에 빼앗긴다” 공감대 형성…제도변경으로 이어지나  
국내농구계에서도 ‘이러다 이현중, 여준석 모두 일본에 빼앗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결국 KBL이 제도개선을 통해 이현중, 여준석 등 해외파들이 유턴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A구단 관계자는 “이현중급 선수는 당장 KBL 최고연봉을 줘도 아깝지 않다. 10개 구단 동등하게 뽑을 기회를 주고, 해외리그 연차를 KBL FA년수에 포함시킨다면 이현중도 한국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 권했다. 
B구단 관계자는 “모처럼 한국에서 좋은 선수가 나왔다. KBL에서 뛸 의지가 있다면 기회를 줘야 한다. 이러다 프리미어리그를 출범하는 일본에 다 빼앗길 수 있다”며 위기의식을 느꼈다.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8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2025 FIBA 아시아컵'을 앞두고 오는 20일까지 일본, 카타르와 평가전을 갖는다.2쿼터, 한국 이승현을 비롯한 선수들이 코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7.11 / dreamer@osen.co.kr
여준석도 마찬가지다. 올해 시애틀대 4학년으로 편입한 그는 해외리그서 계속 도전할 의지가 있다. 그가 해외프로리그를 먼저 뛴다면 이현중과 비슷한 사례가 된다. 일본리그에서도 이미 여준석을 주목하고 있다. 
이현중과 여준석 모두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26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어떻게든 국내복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 
물론 이현중과 여준석만 보고 제도를 변경했다가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C구단 관계자는 “이현중과 여준석의 기량이 좋은 것은 다 안다. 하지만 제도를 풀어주면 앞으로 대학선수가 KBL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리그에 먼저 갔다가 유턴하며 높은 연봉을 요구할 수도 있다.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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