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 500억 벌게 해준 팀, KBO 역수출 신화의 의리 "트레이드가 되더라도…FA로 돌아올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7.29 05: 28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투수 메릴 켈리(37)가 소속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트레이드가 되더라도 FA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구단에 표했다. 
켈리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당했다. 어쩌면 이날 경기가 켈리에겐 당분간 애리조나에서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다. 
애리조나는 51승55패(승률 .481)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8위로 떨어지며 가을야구에서 멀어졌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셀러’로 나섰다. 지난 25일 1루수 조쉬 네일러를 시애틀 매리너스로, 27일에는 외야수 랜달 그리칙을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했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  /jpnews@osen.co.kr

내달 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축 선발투수 켈리도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켈리는 22경기(128⅔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3.22 탈삼진 121개로 활약 중이다. 30대 후반으로 가는 나이에도 커리어하이급 성적을 내고 있어 트레이드 가치가 높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 /dreamer@osen.co.kr
애리조나 지역 매체 ‘AZ센트럴’은 27일 ‘애리조나는 6년 반 전 당시 30세 켈리에게 첫 메이저리그 계약을 안겼다. 앞서 그는 4년간 한국에서 던지며 기량을 갈고닦았고, FA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연락한 팀이 애리조나였다. 계약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다’며 ‘이후 7시즌 동안 켈리는 애리조나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953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2023년 월드시리즈 진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켈리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데저트 마운틴 고교 출신으로 애리조나 주립대에서도 뛰었다. 애리조나에 여전히 그의 집이 있다’면서 ‘켈리와 그의 에이전트는 마이크 헤이즌 애리조나 단장에게 설령 트레이드가 되더라도 오프시즌에 복귀할 의향이 있음을 확실히 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켈리는 “애리조나에 대한 내 입장은 구단도 알고 있다. 물론 비즈니스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 속성도 이해한다. 현재 상황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드가 된다면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에서 뛸 수 있을 것이다. 우승 기회가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면서도 “그 모든 것을 고려해도 난 여기 애리조나에 있는 것을 사랑한다. 언제나 이곳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스네이크(Snake)’로 남는 것에 항상 열려있다”며 애리조나에 큰 애정을 표했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 /dreamer@osen.co.kr
2015~2018년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년간 활약한 켈리는 2018년 12월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애리조나가 +2년 팀 옵션을 실행한 뒤 2022년 4월에는 2+1년 최대 24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애리조나가 +1년 팀 옵션을 또 한 번 실행하며 올해까지 애리조나에서만 7년째 몸담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수입은 3661만1111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한국에 있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이 왔고, 7년간 큰 돈을 벌게 해줬는데 고향팀이기 까지 하니 켈리의 애리조나에 대한 애정이 클 수밖에 없다. 
27일 피츠버그전에는 4회 경기 중 그리칙이 트레이드돼 덕아웃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는 등 켈리의 마음도 싱숭생숭했다. 그는 “오늘 하루종일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당분간 그렇다. 이 팀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생각하면 마지막일 거라곤 절대 단정할 수 없다”고 진심을 나타냈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 2023.02.23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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