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희원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지도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그와 인연을 맺었던 두 남자의 행보는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어 충격과 감동을 안긴다. 충격은 전남편 왕소비(왕샤오페이), 감동은 구준엽의 몫이다.
서희원의 전남편 왕소비는 고인의 사망 이후 보인 행보로 '가짜 추모'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서희원 사망 직후 급히 귀국해 취재진 앞에서 "서희원은 영원한 내 가족"이라며 두 손을 모았고, 비를 맞으며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추모'는 곧 위선으로 드러났다.
왕소비와 그의 모친은 구준엽이 서희원을 위해 사망보험에 가입했다는 허위사실, 서희원의 유골을 집에 보관하려는 이유가 전남편이 주택 대출을 계속 갚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공분을 샀다. 심지어 중국 인플루언서를 통해 서희원의 유골을 대만으로 옮기는 전세기 비용을 자신이 지불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어머니는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그러나 서희원의 동생 서희제는 "언니의 모든 장례 절차, 전세기 비용까지 전부 저희 가족이 부담했다"며 왕소비의 거짓 주장에 분노했다.
더욱이 서희원이 사망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인 5월 17일, 왕소비는 18세 연하의 인플루언서 마소매와 중국 베이징에서 '초호화 재혼식'을 올리며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200명 규모의 촬영팀을 고용하고, 셰프의 요리를 생중계하며, 신부의 웨딩드레스에 999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히고 베일 길이가 10미터에 달한다는 등 과도한 호화로움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서희원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자녀까지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은 고인을 기억하는 팬들의 냉랭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구준엽은 지극한 사랑과 헌신으로 전남편 왕소비의 행보와 극명하게 대비를 이뤘다. 아내 서희원이 세상을 떠난 지 반년이 가까워오는 지금까지도 구준엽은 깊은 충격과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슬픔에 잠겨 체중이 약 12kg이나 빠지고 밤마다 눈물을 흘리고 있으며, 서희원의 묘소가 있는 대만 진바오산(금보산)을 매일같이 찾아가는 모습으로 깊은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묘소를 드나드는 동안 햇볕에 피부가 까맣게 그을릴 정도의 그의 모습은 '지극한 사랑'의 증거인 셈이다.
실제로 한 중국 네티즌은 우연히 묘지에서 구준엽을 마주치고 "정말 내가 본 남자 중 가장 지극한 사랑을 가진 사람 같다"고 표현하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서희원의 어머니 역시 구준엽이 매일 묘소를 지키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하면서도 "정말 의리 있고 정이 많은 사람이다. 인생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더 바랄 게 없다. 진정한 사랑"이라며 그의 변함없는 사랑을 극찬했다.
구준엽은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서희원의 기념 동상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 동상은 서희원의 1주기에 맞춰 완성될 예정이다. 그는 아내 사망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대만에 머물며 사후 처리 등 관련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구준엽은는 서희원이 남긴 1200억 원의 유산을 포기하고 자신의 권한은 장모님께 모두 드리며, "아이들의 권한은 나쁜 사람들이 손대지 못하도록 변호사를 통해 자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해 주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하려 한다"고 선언하며 아내 가족을 지키려는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줬다.
'거짓 추모' 논란 속에 초호화 재혼을 강행하는 왕소비의 행보가 대중의 공분을 사는 반면, 구준엽은 슬픔 속에서도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헌신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다하며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