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위 수성의 고비를 맞았다. 2위 LG 트윈스의 거센 추격을 받는 가운데 ‘에이스’ 코디 폰세(31)에게 3연패 탈출의 희망을 건다.
한화는 10연승이 끝난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부터 28일 대전 삼성전까지 최근 6경기에서 1승4패1무로 주춤하고 있다. 특히 26~27일 대전 SSG전에 이어 29일 삼성전까지 3연패를 당하면서 2위 LG와 격차가 2경기로 줄었다. 지난 22일까지 5.5경기 차이였는데 일주일 만에 3.5경기를 따라잡힌 것이다.
한화는 지난 4일 고척 키움전부터 22일 잠실 두산전까지 시즌 두 번째 10연승을 질주했다. LG와 격차를 5.5경기로 벌리며 1위 독주 채비를 갖추는가 싶었지만 긴 연승 이후 찾아오는 후유증을 이번에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4월26일 대전 KT전부터 5월11일 고척 키움전까지 시즌 최다 12연승을 달린 뒤 6경기에서 두산에 스윕패를 당하는 등 1승5패로 페이스가 한풀 꺾인 바 있다. 연승이 길어지면 엄청난 집중력으로 기세를 올리던 선수들의 맥이 한 번에 풀리면서 피로감이 뒤늦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럴 때 연패를 짧게 끝내는 게 에이스의 역할이다. 30일 삼성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폰세가 3연패 탈출 특명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다. 올해 KBO리그를 지배 중인 최고 투수 폰세는 ‘연패 스토퍼’ 역할도 잘했다. 한화가 연패 중일 때 등판한 게 5경기였는데 그 중 4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2.14로 호투했다.

3월28일 대전 KIA전에서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4연패를 끊으며 신구장 개장 경기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2연패 중이던 4월3일 대전 롯데전에선 7이닝 5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2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고, 한화도 3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4월9일 잠실 두산전은 6이닝 8피안타 2볼넷 9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었다. 5월17일 대전 SSG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8이닝 2피안타 1볼넷 18탈삼진 무실점 괴력투로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3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이어 지난달 22일 대전 키움전도 5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2실점(무자책) 역투로 2연패를 끝냈다.
3연패 중인 한화는 또 폰세에게 연패 탈출을 기대한다. 걱정했던 몸 상태도 문제가 없다.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폰세는 70구 만에 내려갔다. 당초 오른쪽 어깨 뭉침 증세로 전달됐는데 정확하게는 목 뒤쪽에 담이 온 것으로 크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5회 박준순의 희생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폰세가 찝찝함을 느꼈고,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에게 바로 얘기했다. 이에 김경문 한화 감독도 즉시 교체를 결정했다. 그 다음날 김경문 감독은 “무리하기 전에, 안 좋기 전에 뺀 것이다. 괜히 더 던지고 나서 아플까봐 아예 뺐다”며 보호 차원에서 폰세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폰세가 내려간 뒤 역전을 허용한 한화는 타선이 다시 따라붙었지만 연장 11회 접전 끝에 4-4 무승부로 마쳤다. 한화로선 당장의 1승보다 폰세의 건강한 시즌 완주가 더 중요했다.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하이 싱글A, 더블A에서 도합 25경기 137⅔이닝을 던진 게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이라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부상이 오기 전에 적절하게 교체하며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다행히 그 이후 폰세는 정상적인 루틴을 소화하며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29일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폰세가 캐치볼도 하고, 다 했다.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고, 30일 삼성전에 예정대로 선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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