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형이 오다니…" 경기 도중에 터진 트레이드, 한화 선수들도 놀랐다 '우승 승부수, 기대감 폭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8.01 04: 4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트레이드 마감일에 기다렸던 한 방을 터뜨렸다. 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 데드라인 빅딜을 성사시켰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NC 외야수 손아섭(37)을 받는 조건으로 현금 3억원과 2026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3순위) 지명권을 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와 외야 포화 속에 미래 자원 확보를 노린 NC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날 트레이드는 양 팀의 경기가 진행되던 중에 발표됐다. 한화는 대전에서 삼성과 홈경기를, NC는 부산에서 롯데와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보통 트레이드는 경기 전이나 후에 발표되기 마련인데 이번 트레이드 중심인 손아섭은 현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없고, 반대급부가 신인 지명권과 현금이라 당장 경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었다.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07.25 / dreamer@osen.co.kr

이에 오후 7시55분 양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알렸다. 트레이드 마감일이라 서류 작업을 빠르게 진행했고, 공식 발표를 늦추지 않았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일 때 터진 트레이드 소식에 1만7000석을 가득 메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도 술렁였다. 야구장 곳곳에서 한화 팬들이 손아섭 트레이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들렸다. 
한화 선수들도 손아섭 영입 소식에 놀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삼성전을 7-1로 승리한 뒤 한화 주장 채은성은 “(손)아섭이 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다”며 “기록이 말해주듯 정말 대단한 타자이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악바리 같은 모습과 야구를 대하는 태도를 보는 것 자체가 후배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날 삼성전 선발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도 “손아섭은 정말 좋은 선수다. NC도 오늘 상대한 삼성처럼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런 타선에서 활약한 선수가 왔으니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와이스는 지난달 1일 대전 NC전에서 손아섭과 두 차례 맞붙었다. 2회 첫 타석에선 손아섭이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4회 1사 만루에서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와이스를 무너뜨린 바 있다. 
한화 채은성. 2025.07.20 /cej@osen.co.kr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5.07.25 / dreamer@osen.co.kr
한화 구단은 “우수한 타격 능력과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 야수 뎁스를 강화했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1위를 질주 중인 한화는 강력한 마운드에 비해 리그 평균 수준의 타선이 아쉬웠는데 손아섭 영입으로 약점을 메웠다. 나아가 손아섭의 남다른 승부 근성이 미치는 영향력도 기대한다. 한화는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고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손아섭은 2007년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뒤 2022년부터 FA 이적을 통해 NC에서 뛰었다. 19시즌 통산 2134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2푼(8073타수 2583안타) 181홈런 1069타점 출루율 .392 장타율 .453 OPS .845로 통산 최다 안타 1위에 3000타석 기준 역대 타율 6위에 올라있다. 
1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엄상백, 방문팀 NC는 로건 앨런을 선발로 내세웠다.1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 NC 손아섭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5.04.18 / dreamer@osen.co.kr
2010~2018년 9년 연속 포함 12번의 규정타석 3할 타율 시즌을 보냈다. 2023년 첫 타격왕에 올랐고, 최다안타 1위도 3시즌이나 있다. 골든글러브도 외야수로 5번, 지명타자로 1번 받으며 총 6차례 수상했다. 올해도 76경기 타율 3할(240타수 72안타) 33타점 OPS .741을 기록 중이다. 홈런이 없지만 3할 타율로 정확성은 여전하다. 
한화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가운데 손아섭도 우승에 목말라있다. 아직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도 없는 손아섭에겐 이번 한화행 트레이드가 오랜 우승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다. 
한화는 1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트레이드의 주인공 손아섭도 광주에서 한화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눈다. 당분간 1군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체크한 뒤 1군 투입 일정을 잡는다. 손아섭은 지난달 24일 오른쪽 옆구리 근육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상태가 심하지 않아 곧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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