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여정 마무리하는 손흥민, "축구하며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팀에 모든 것 바쳤다고 생각해"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8.02 11: 48

깜짝 발표, 폭탄 발언, 충격 속보...어떤 수식어가 붙어도 부족하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손흥민(33, 토트넘)이 직접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을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2일 오전 10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IFC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앞둔 토트넘 공식 기자회견에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침착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손흥민은 곧바로 중대한 발표를 꺼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드릴 말씀이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잠시 감정을 추스린 손흥민은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먼저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 말씀 드린다. 내일 즐거운 경기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그러면서 "사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간다는 얘기를 하러 온 건 아니다. 당장은 내일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라며 거취에 대한 질문은 유보했다. 다만 "결정이 확실해지면 밝히겠다"라고 말해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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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어떻게 보면, 축구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결정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을 하는데, 축구를 하면서 한 팀에 10년 동안 있었던 것도 저로서도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제가 팀한테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바쳤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운동장에서도, 운동장 밖에서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했고 유로파리그를 우승함으로써 어찌 보면 제가 이룰 수 있는 거,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했다고 생각했던 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컸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 자신한테 조금 더 다른 환경 속에서 축구를 해볼 수 있는, 제 안에서 좀 더 얘기를 했던 것 같고 이런 결정을 팀에서도 좀 많이 도와주고, 또 저의 선택을 존중해 준 거에 대해서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 사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가장 좋아했고 제가 축구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기 때문에 정말 많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그는 "앞서 강조한 것처럼 이번 결정은 가장 커리어에 있어서 어려운 결정이었다. 다만, 이제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동기부여를 통해서 다시 시작하고자 했다. 그리고 팬들과의 교류, 즐거운 추억, 트로피까지 모두 다 기분 좋게 안고 갈 것이다. 어려웠던 결정이지만, 10년 이상 있었던 만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10년 전에 토트넘에 처음 왔을 때는 '영어 잘 못하던 소년'이었는데 10년 넘게 활약하면서 '남자'가 되어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라며 "항상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이번 시기가 또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고향으로 느껴졌던 팀을 떠나는 건 어렵지만, 이 시기에 좋은 작별을 하고자 한다"라고 덤덤히 이야기했다. 
팀 동료들은 알고 있었을까. 그는 "팀에서 오랫동안 같이 활동한 소수 인원에게만 이 사실을 전달했다. 그리고 당연히 그 선수들은 오랜 팀 동료이자 친구로서 자신이 떠난 것에 대해서 실망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중을 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벤 데이비스가 이런 감정을 전달했고,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팀 동료들에게 아무래도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비록 선수들이 (내가) 떠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실망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준 것 같다. '기쁜 마음으로 보내준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이다. 실제로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저 스스로는 인사를 전달했을 때 선수들이 실망감과 동시에 존중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알렸다.
지난 7월 31일 토트넘은 홍콩에서 리그 라이벌 아스날을 상대로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이 당시 홍콩 팬들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손흥민에게, 손흥민이 다시 히샬리송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는 모습을 포착했고, 손흥민의 표정이 평소보다 좋지 않다는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사진] 프리시즌 아스날과의 경기 당시 손흥민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손흥민은 "경기 끝나고 장난치는 부분들도 있었고, 히샬리송 선수가 너무 웃기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팀원들 중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는 친구 중에 하나인데 그런 웃긴 장면을 또 연출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모든 선수들과 일단은 다 친하다 보니까 운동장 안팎에서 정말 장난을 많이 치는 것 같다"라며 '주고받은 완장'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제가 팀을 떠나겠다고 결심한 것은 조금 오래된 것 같다. 그래서 저한테는 쉽지 않은 몇 주였고, 쉽지 않은 며칠이었다. 저도 항상 밝으려고 노력하고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지만, 또 10년을 보낸 곳에서 이렇게 홀가분히 떠난다는 거는 쉽지 않더라. 운동할 때도 선수들한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고, 저로 인해서, 작은 소음조차 나오는 게 싫었다. 최대한 노력을 하고 또 제가 해야 할 수 있는 것들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래도 어떻게 보면 사람의 속마음은 티가 날 수밖에 없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많은 팬분들은 저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 습관 하나하나까지 다 알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신 모양이다. 한국에서 보내는 이틀만큼은 팬분들한테도 즐거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양민혁을 향한 말도 남겼다. 손흥민은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어린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경쟁하고 또 다른 친구들과 경기를 하고 또 자기 자리를 위해서 싸움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 뿌듯하고 또 자랑스럽다. 정말 미래가 밝은 친구이고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먼 친구이기 때문에 저의 조언보다는 직접 부딪히면서, 배우면서 성장해야 되는 부분, 훨씬 더 느끼는 부분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부담 갖지 말고, 앞으로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너의 성장, 민혁 선수의 성장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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