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과 토트넘 홋스퍼가 10년 만에 헤어진다.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고 최고의 모습으로 떠나는 아름다운 작별이다.
토트넘은 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클럽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발표했다. 그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함께 토요일 아침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오는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서울 여의도 IFC 더 포럼에서 사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은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먼저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 얘기한다. 감사하게도 클럽도 이 결정을 도와주고 있다"라며 "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정말 놀라운 추억들을 쌓았다. 결정을 내리기 너무나 어려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난 스스로를 밀어붙이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서 동기부여를 얻고 싶다. 난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 10년은 긴 시간이다. 처음 토트넘에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23살 소년이었다. 난 이제 남자가 되어 떠난다"라며 "많은 사랑을 주신 토트넘 팬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작별에도 시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그를 받아들이고 존중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뉴캐슬전이 토트넘 선수로서 손흥민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은 토트넘에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가오는 일요일 고국인 한국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만 33세 손흥민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매진된 관중 66000명 앞에서 토트넘에서 10년을 마무리할 수 있다. 토트넘은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엔젤레스(LAFC)와 손흥민 이적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치는 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적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에 부임하자마자 주장을 떠나보내게 된 프랭크 감독. 그는 "개인적으로 이 환상적인 선수(손흥민)과 함께하고 싶었다. 그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토트넘의 전설이며,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한 최고 수준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프랭크 감독은 "완벽한 타이밍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끝을 맞이하는 게 조금 더 쉽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 남을 전설이다.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을 쭉 지켜오면서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터트렸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33경기 127골 77도움을 올리며 '전설' 반열에 올랐다.
게다가 손흥민은 마지막 퍼즐인 우승 트로피도 손에 넣었다. 지난 5월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0으로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탠 것. 그 덕분에 토트넘은 17년 만에 무관을 벗어났고, 손흥민도 커리어 첫 우승을 만끽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토트넘도 "우리의 역대 최고 수준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지난 5월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클럽 입단 10주년을 기념했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있는 그는 우리 역사상 450경기 이상 출전한 4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은 2019년 번리전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았고,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23골로 골든 부트를 차지했다. 이제 팀을 다시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그는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손에 넣은 단 13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헌사를 바쳤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미국이 유력하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은 미국에서 삶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그의 훌륭한 헌신과 클럽의 주장인 점을 고려해 토트넘이 손흥민의 바람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감독인 프랭크도 손흥민의 열망을 전달받았다. 그는 올여름 팀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사우디로 매각한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지만, 그의 선택을 존중할 예정이다. 이적료 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레전드' 손흥민에 대한 마지막 예우를 다하겠다는 것. '풋볼 런던'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번 이적을 지지한다. 그가 10년간 보여준 큰 공헌 덕분에 원하는 이적료와 시기, 행선지에 대해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라고 짚었다.
손흥민은 이미 LAFC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1500만 파운드(약 279억 원)에서 2000만 파운드(약 37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준비 중이다.
손흥민은 최근 프랭크 감독과 면담에서 이적 의사를 전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우승 목표를 달성한 뒤 클럽과 프랭크 감독에게 완벽한 정점에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프랭크는 처음 부임하고 토트넘의 여러 고위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손흥민은 유일하게 이적 의사를 밝힌 선수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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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433, 파브리시오 로마노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