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손흥민의 고별전, '샛별' 양민혁과 박승수의 맞대결...토트넘-뉴캐슬 '친선전' 그 이상의 의미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8.03 12: 00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맞대결은 '단순한 친선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잠시 후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두 팀의 격돌이자, 한국 팬들에게는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날 경기가 손흥민의 토트넘 유니폼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성 양민혁과 박승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례적인 장면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2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훗스퍼 오픈 트레이닝이 열렸다.이날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토트넘과 이별을 발표했다. 토트넘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 경기를 가진다. 손흥민의 토트넘 소속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손흥민이 훈련을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8.02 / jpnews@osen.co.kr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토트넘 공식 기자회견, 손흥민은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마이크를 잡았다. 다소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연 그는 한동안 마음을 추스린 뒤,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폭탄선언을 직접 전했다.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먼저 말씀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는 손흥민은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간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당장은 3일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10년 동안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팀에 바쳤다고 생각한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느껴 결정하게 됐다"라며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소회를 덧붙였다.
특히 그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고, 고향처럼 느껴졌던 팀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환경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손흥민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이 클럽에서 단순히 10년을 보낸 것이 아니라 '환상적인 10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근에서야 팀에 합류해 비록 짧은 기간 함께했지만, 그는 훌륭한 태도와 리더십을 보여준 선수였다. 3일 경기에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기는 또 다른 의미에서 주목받는다. 바로 10대 유망주 박승수(뉴캐슬)와 양민혁(토트넘)의 맞대결이다.
수원 삼성에서 뉴캐슬 U-21 팀으로 이적한 박승수는 지난달 30일 팀 K리그와의 경기에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그는 세징야와 안톤을 무너뜨리는 드리블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고,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박승수는 토트넘전을 앞두고 "경기 투입 여부는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손흥민 선수의 발표는 아침에 봤다. 마지막일 수 있으니 유니폼 교환을 시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첫 투어에 나선 양민혁도 주목받고 있다. 손흥민은 양민혁에 대해 "정말 미래가 밝은 친구다. 제 조언보다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게 중요하다. 부담 갖지 말고 본인의 성장에 집중하길 바란다"라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박승수는 "민혁이 형은 K리그에서 증명한 선수이고, 존경하는 형이다. 어제(1일) 미용실에서 만나 '같이 뛰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뉴캐슬의 에디 하우 감독도 손흥민의 작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초반부터 맞대결을 펼쳤다. 속도, 결정력, 골 욕심까지 모든 것이 프로페셔널했다. 무엇보다 일관성 면에서 손흥민은 최고였다. 의심의 여지 없는 레전드"라고 극찬했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은 "선수이자 사람으로서 굉장히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감독으로서 선수와 구단의 결정을 모두 존중한다. 작별을 고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쉽지 않은 점은 이해 하나, 개인적으로는 손흥민이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그동안 팀에 수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에 지금이 떠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당연히 손흥민 선수는 내일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출전한다. 비밀이 아니다. 이 경기가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팬들 앞에서 치르는 고별전은 굉장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훗스퍼 오픈 트레이닝이 열렸다.이날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토트넘과 이별을 발표했다. 토트넘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 경기를 가진다. 손흥민의 토트넘 소속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토트넘 양민혁, 손흥민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5.08.02 / jpnews@osen.co.kr
손흥민은 지난 아스날전 건네받은 완장을 히샬리송에게 건네는 장면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표정이 밝지 않았다는 팬들의 반응에 대해 그는 "그날은 다 장난이었고 히샬리송이 워낙 웃기는 선수라 그런 장면이 나왔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토트넘에 처음 왔을 때는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는데, 이제는 '남자'가 되어 떠날 수 있어 기쁘다. 이미 팀을 떠나기로 오래전에 결심했다. 쉽지 않은 몇 주였고, 팬들이 내 행동 하나까지 알아봐 주시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 것 같다. 속마음은 숨길 수 없었나 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보내는 이틀만큼은 즐겁게 보내고 싶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3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토트넘과 뉴캐슬의 맞대결. 손흥민의 아름다운 작별과 함께, 양민혁과 박승수가 만들어갈 새로운 서사의 시작을 한국 축구팬들은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