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일럿 "커밍아웃..부모님 몰래 결혼+이혼했다" 충격 ('무물보')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5.08.04 22: 21

커밍아웃에 결혼·이혼까지…몰래 감춰온 인생 고백한 파일럿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파일럿이 부모님도 몰랐던 커밍아웃과 결혼·이혼까지 전했다.
4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캐나다와 미국 국적을 가진 한 파일럿이 출연해 가슴속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부모님과 함께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갔고, “마음 아픈 일로 한국을 떠났기에, 한국에 대한 슬픔과 증오를 극복하고 싶다”며 “한국을 너무 미워한 게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등학생 때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맞기도 했다”며 “친구도 없이 살았고, 고2 때 과외하면서 알게 된 친구에게 집착했는데, 그 일로 더 많은 놀림을 받았다”며 상처 깊은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결국 나를 지키기 위해 부모님께 부탁해 이민을 갔다”고 덧붙였다.
이민 후엔 한국인 없는 곳을 찾아 다녔다는 그는 “한국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웠다”며 고립된 채 살아온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교회에서도 커밍아웃 후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고. “그래도 사람들의 괴롭힘은 없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성소수자인 그는 “동생에게 먼저 말했고, 이후 2013년에는 12살 연상의 남성과 결혼했다”며 “10년간 함께 살았지만, 2년 전 이혼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혼 후 30대 후반부터 부모님과 관계도 점점 멀어졌고, 커밍아웃도 그제야 꺼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깊은 신앙심을 가진 부모님의 반응은 예상대로 거셌다.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다. 부모님을 잃을 줄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놀라운 반전을 전했다. “작년에 말도 없이 부모님이 퀴어 퍼레이드를 다녀오셨다. 다른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시고 나서 ‘네가 이렇게 힘들었을 줄 몰랐다’고 하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상처투성이였던 과거와 가족과의 화해를 마주한 그의 고백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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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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