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동원' 과감히 내친 LG처럼…3위 롯데도 '5무원' 외인 교체 승부수 띄울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8.05 07: 40

선두 경쟁을 하는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두 팀은 가을야구에서 최고의 결과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두 팀 바로 밑에 위치한 3위 롯데 자이언츠는 8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와 더 높은 곳을 향해 어떤 승부수를 펼칠 수 있을까.
롯데는 최근 4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57승 44패 3무로 3위 자리를 굳게 수성하고 있다. 1위 한화, 승차 없는 2위 LG와의 승차는 4경기, 4위 SSG와의 승차는 5경기다. 
한화와 LG의 선두 싸움은 다시 치열해졌다. 4위 SSG부터 5위 KIA, 공동 6위 KT와 NC 등 4팀이 벌이는 4위 경쟁은 꾸준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롯데만 3위 자리를 비교적 편하게 지키고 있다. 엄청난 상승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하염없이 추락하지도 않았다. 대체 선수들이 잘 버틴 사이 부상 선수들이 후반기에 복귀하며 완전체 선수단이 꾸려졌다. 롯데는 6월 10일 공동 4위로 내려간 이후 한 번도 3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LG는 에르난데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데이비슨이 볼을 받고 있다. 2025.07.01 / foto0307@osen.co.kr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이, 방문팀 KIA는 네일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데이비슨과 감보아가 이마에 아이스 시트를 붙이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7.27 / foto0307@osen.co.kr
하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한 팀들은 욕망을 표출했다. 특히 선두 한화, 2위 LG는 결단을 내렸다. 한화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NC와의 트레이드로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진행 중인 ‘안타 기계’ 손아섭을 데려왔다.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에 현금 3억원을 반대급부로 지불했다. 현재 선수단 전력 손실이 없이 리그 최고의 교타자를 품었다. 1번 타자와 코너 외야수가 고민이었던 한화 입장에서는 손아섭이 누구보다 이 역할을 잘 수행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한화의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큰 출혈 없이 채웠다. 손아섭은 현재 내복사근 부상 중인데 8월 중순 복귀하게 되면 한화의 우승을 위해 힘을 보탠다.
LG도 지난 3일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전경기 등판하며 ‘엘동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투혼을 발휘했고 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고 14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의 부진한 성적으로 짐을 싸야 했다.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NC는 김녹원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데이비슨이 3회초 2사 2루 NC 다이노스 권희동에게 좌익수 왼쪽 뒤 1타점 2루타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5.07.31 / foto0307@osen.co.kr
LG는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를 총액 37만 달러(연봉 27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에 영입했다. 구단은 “앤더스 톨허스트는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투수로 수준급의 구위와 제구력을 겸비한 우완투수이다. 최근 뚜렷한 성장세와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여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분위기를 고조 시켰다.그렇다면 롯데는 어떨까. 트레이드 시장에서 물밑으로 움직였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났다. 롯데가 이제 움직여야 한다면 외국인 선수 쪽으로 시선이 모아진다. LG처럼 외국인 투수 교체를 하는 게 롯데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이미 4년 장수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어깨 부상 이슈로 외국인 교체 카드 한 장을 썼다. 이 교체가 현재 롯데를 지탱하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알렉 감보아가 대체 선수로 합류해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기록하면서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다.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KIA는 김건국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데이비슨이 5회초 2사 1루 KIA 타이거즈 오선우에게 중월 동점 2점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5.07.25 / foto0307@osen.co.kr
그러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은 그렇지 못하다. 데이비슨은 올해 21경기 9승 5패 평균자책점 3.76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는 6승 1패 평균자책점 1.96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이후 11경기 성적은 3승 4패 평균자책점 5.62에 그치고 있다. 안정감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5이닝 정도는 채워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힘들어한다. 매번 5이닝 2~3실점 정도다. 다른 의미로 계산이 서는 투수이긴 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라면 6이닝 이상은 충분히 소화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난 이후 데이비슨은 완전히 간파 당한다.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NC는 김녹원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데이비슨이 5회초 2실점하고 이닝 교체를 하고 있다. 2025.07.31 / foto0307@osen.co.kr
처음 상대 타선을 맞이할 때 피안타율은 1할7푼8리, 피OPS .503에 불과하다. 하지만 두 번째 만날 때 피안타율 3할, 피OPS .781, 3번째 만날 때는 피안타율 3할4푼5리, 피OPS .972까지 치솟는다. 매번 5이닝 즈음에서 고비가 찾아오고 더 이상 경기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든다. 데이비슨도 답답한 나머지 김태형 감독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잘 던질 수 있냐”고 고민 상담을 하기도 했다. 선수 나름대로 대책을 찾고 현장 코칭스태프도 데이비슨을 살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 프런트는 더 나은 성적을 위해 현장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만약 데이비슨이 지금과 같은 성적을 이어간다면 불펜진 과부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펜진이 이제야 안정되고 세팅이 됐는데 외국인 투수 때문에 불펜진 소모가 계속된다면 피로도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키움은 하영민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데이비슨이 4회초 키움 히어로즈 송지후에게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하고 9실점 후 교체되고 있다. 2025.06.05 / foto0307@osen.co.kr
데이비슨과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면, 롯데도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그런 확신이 서는 선수를 찾지 못한 모양새다.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는 외국인 선수 등록 기한은 오는 8월 15일. 롯데는 과연 그 전에 외국인 선수 교체 결단을 내릴까. 아니면, 데이비슨의 부활을 믿고 기다릴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