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출신 작가 고명환이 생사의 기로에 섰던 교통사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5일 방송된 tvN STORY ‘어쩌다 어른’ 10주년 특집에는 코미디언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사업가로 변신한 고명환이 강연자로 출연했다. 이날 고명환은 과거의 큰 교통사고를 털어놓으며 인생을 뒤흔든 터닝포인트를 전했다.
고명환은 “드라마 촬영 중 매니저가 졸음운전을 했다. 시속 190km였다”며 “저는 자고 있었고, 병원에서 눈을 떴는데 의사 선생님이 ‘1초 후에 심장이 터질 수도 있다. 유언부터 남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언을 다 한 뒤에도 살아 있으면 증상을 설명해 주겠다고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사고 이후 그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체력으로 지는 순간, 그 고통을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중환자실에서 깨달았다. 왜 남들이 정한 기준대로 살려고 했을까. 나답게 살지 못한 게 억울했다”고 털어놨다.
회복 후에도 후유증은 남았다. 고명환은 “그 일 이후 지금까지도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못 탄다. 직접 10시간씩 운전한다”며 “급정거라도 하면 심장이 한 달 동안 두근거린다. 청심환을 세 알 먹어도 아무 소용 없다”고 고백했다.
병상에서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고 때문에 한쪽 눈이 마비돼 안 보였다. 한쪽 눈으로 책을 읽는 게 얼마나 답답하겠나. 그런데 제 열망이 그걸 이겼다. 책이 너무 잘 읽히더라”고 말했다.
고명환은 이후 고전문학을 탐독하며 에세이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는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의 요식업 CEO로도 활약 중이다. 그는 “사업도 네 번 망했지만, 결국 실패에서 나의 기준을 찾게 됐다. 지금은 정말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yusuou@osen.co.kr
[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