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베테랑 좌타 거포 오재일(39)이 긴 방황을 마치고 퓨처스리그에서 모처럼 오재일다운 스윙을 뽐내며 1군 복귀 전망을 밝혔다.
오재일은 지난 6일 익산구장에서 펼쳐진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2득점 맹활약하며 팀의 14-12 승리에 기여했다.
오재일은 0-1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고양 오혜성 상대로 6구 끝 볼넷을 골라내며 9득점 빅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윤준혁의 사구, 강민성의 중전안타로 2루를 거쳐 3루에 도달한 뒤 최동희의 2타점 역전타가 터지며 홈을 밟았다.
타순이 한바퀴 돌아 오재일은 5-1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또 등장했다. 바뀐 투수 이태준을 만나 0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를 받아쳐 달아나는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오재일의 출루는 이번에도 득점으로 이어졌다. 윤준혁의 좌전안타, 최동희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루를 지나 3루를 밟은 뒤 이정환의 밀어내기 사구 때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세 번째 타석은 아쉬웠다. 10-1로 앞선 3회말 무사 1, 3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오상원에게 4구 끝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오재일은 13-4로 크게 앞선 4회말 다시 1사 1, 3루 기회가 찾아왔다. 다시 오상원 상대로 1B-2S 불리한 카운트에 처한 가운데 볼을 골라낸 뒤 5구째를 공략해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1타점 쐐기 적시타를 때려냈다.
오재일은 대주자 김건형과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멀티히트 활약에 힘입어 퓨처스리그 시즌 타율도 1할4푼3리에서 1할8푼4리로 대폭 끌어올렸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오재일은 지난해 5월 28일 동갑내기 박병호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4년 총액 50억 원 FA 계약 마지막 해를 보내던 도중 두 번째 트레이드 이적을 경험했다.
오재일은 작년 예비 FA 시즌을 맞아 105경기 타율 2할4푼3리 11홈런 45타점 33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절치부심을 외친 오재일은 2025 시범경기에서 7경기 타율 7푼7리 2타점으로 부진하며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됐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월 한 달 동안 4경기 타율 1할8푼8리(16타수 3안타) 3타점을 남기는 데 그쳤고, 설상가상으로 발목 부상을 당하며 6월 초까지 장기 재활을 진행했다.
오재일은 6월 4경기 타율 1할5푼4리 2타점, 7월 3경기 6타수 무안타 1사구로 다시 침체기에 빠졌지만, 이날 7월 26일 상무전 이후 11일 만에 등장해 맹타를 휘두르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1군 통산 1491경기 출전에 빛나는 오재일은 6위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KT의 가을야구 청부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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