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손흥민(33, LAFC)이 지난 10년 동안 함께 울고 웃었던 토트넘 홋스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쏘니는 LAFC로 떠난다. 클럽은 그의 이적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손흥민과 작별을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엔젤레스(LA)FC와 2+1.5년 계약을 체결했다.
토트넘은 "올해 33세가 된 쏘니는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급으로 자리 매김했다. 그는 454경기에서 173골을 넣어 우리 구단 역사상 역대 5번째로 많은 득점 기록을 세웠다. 2023년 주장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10년 동안 경기장에서 수없이 많은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었다"라며 그의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이어 "손흥민은 2019년 4월 새로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공식 득점을 넣었고, 같은 시즌 후반기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토트넘 팀의 핵심 멤버가 됐다"라고 짚은 토트넘. 이외에도 손흥민이 번리전에서 넣은 '특별한 솔로 골'로 받은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23골),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아시아 선수 최다 득점,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 9회 선정 등을 언급했다.


손흥민도 자신의 청춘을 바친 토트넘과 토트넘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그는 "모든 토트넘 팬 여러분께.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난 이제 토트넘이라는 가족을 떠난다.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가장 힘들었다"라며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난 지금까지 모든 걸 팀에 바쳤다. 받아들이긴 힘들고 놀랍겠지만, 모든 걸 바친 만큼 새로운 챕터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손흥민의 최고 업적은 역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이다. 토트넘은 "쏘니의 가장 큰 업적은 2025년 5월 빌바오에서 클럽을 UEL 우승으로 이끈 것"이라며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이름을 토트넘 역사에 새기면서 클럽 역사상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13명의 주장 중 한 명이 됐다"라고 헌사를 바쳤다.
또한 토트넘은 "역대 최고의 선수였던 손흥민은 UEL에서 우승하면서 토트넘의 17년 무관을 끝냈다. 이 팀의 모든 사람들, 특히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준 건 그에게 최고의 영광이자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라며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과 글로벌 아이콘으로 떠난다. 그의 작별인사에서도 이 클럽과 팬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사랑을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너무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 나야말로 더 이상 경기장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없어 더 아쉽다. 하지만 난 언제나 여러분의 역사책에 남아있을 거다. 그리고 토트넘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그리고 내 가족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우승이라는 정점에서 토트넘 팬들과 헤어지길 선택한 손흥민이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나를 환영해줬고, 내가 자라면서 여러분을 떠나게 됐다. 그러나 모든 일엔 좋은 타이밍이 있다고 믿는다. 난 항상 완벽한 방식으로 팀을 떠나고 싶었다. 그래야 나를 떠올릴 때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함께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작별할 적기"라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팬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 10년 동안 보내주신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0년은 정말 긴 시간이지 않은가? 득점도 좋은 추억도 많았다"라며 눈물을 훔쳐닦았다.
애써 감정을 추스른 손흥민은 "이번 결정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이었는지 부디 잊지 말아달라.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여러분을 위해 뛸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었다. 우리가 곧, 정말 곧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FA컵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길 바란다. 4개 대회 모두 우승하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끝으로 그는 "곧 다시 뵙겠다. 지금은 모두가 울고 있지만, 다음에 만날 땐 모두가 웃고 있길 바란다. 10년 동안 놀라운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COYS(Come On Your Spurs)!"라고 외치며 토트넘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끝냈다.


이제 손흥민은 미국 무대에서 새로운 챕터를 맞이한다. LAFC는 "손흥민은 '블랙&골드'다. 그는 토트넘을 떠나 LAFC와 완전 이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라며 "블랙&골드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라고 손흥민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또한 LAFC는 "손흥민은 국제 로스터 슬롯을 차지하게 된다. 그는 P-1 비자와 국제이적증명서(ITC)가 발급받으면 출전 자격을 얻게 된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컬 룰인 '지명 선수(Designated Player)'로서 샐러리캡에 구애받지 않는 대우를 받게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LA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다. 그곳에서 큰 야망을 가진 클럽인 LAFC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 LA는 매우 많은 챔피언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나는 그 다음 장을 써내려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손흥민은 프로 커리어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벗어나게 됐다. 이제 미국 팬들과 만나게 될 그는 "MLS에서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난 이 클럽, 이 도시, 그리고 팬들을 위해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LA에 왔다. 빨리 시작하고 싶다"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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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