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사진 한 장으로 곤욕을 치렀다.
토트넘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갔다.
감동적인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은 토트넘 마지막 경기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10년간 헌신한 팀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더구나 고국에서 동료들과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20분, 주장 완장을 벤 데이비스에게 넘기고 눈물을 쏟아냈다. 토트넘에서 뛴 지난 10년간 많은 것을 이룬 그다.

하지만 손흥민이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오해를 샀다. 경기 후 손흥민이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할 때 경기장에 비가 내렸다. 일일 리포터로 나선 걸그룹 에이핑크 오하영이 우산을 들었고 손흥민이 마이크를 잡고 인터뷰했다.
팬들은 비슷한 상황에서 동료 벤 데이비스가 직접 왼손으로 우산을 들고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인터뷰를 했다고 지적했다. 여성팬들은 “서양선수들은 여성을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베어있다”, “한국남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
알고보니 손흥민 잘못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오른손에 마이크 장비를 잡고 있어 우산을 쥘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령 손흥민이 우산을 들지 않았더라도 여성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공격할 수는 없다. 손흥민이 아나운서에게 우산을 들라고 시킨 것도 아니다.

여성들은 “손흥민에게 실망했다”, “손흥민도 한남이다”, “손흥민도 대접을 받는 것에만 익숙하다”, “여성아나운서는 우산을 들려고 취업했나”, “한남들 전체 마인드가 저렇다”면서 손흥민에 대한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즈도 해당 사건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8일 ‘축구스타가 여성 인터뷰어를 위해 우산을 들었어야 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손흥민 우산사건을 자세히 다뤘다.
뉴욕타임즈는 “축구스타 손흥민의 사진 한 장이 한국에서 심각한 남녀대립 논란을 촉발시켰다. 한국여성들은 손흥민이 우산을 들었어야 했다며 손흥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의 젠더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남녀갈등이 심하다. 이것이 심각한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우산논란은 손흥민이 오른손에 마이크 장비를 쥐고 있는 또 다른 사진이 나오면서 잠잠해진 상황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