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이 그리울 거야" 벌써 너무 큰 손흥민 빈자리...'10년 절친' 데이비스, 휑한 옆자리에 고개 떨궜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8.09 01: 00

벌써 손흥민(33, LAFC)이 떠난 자리가 너무나 크다. 절친을 잃은 벤 데이비스(32, 토트넘 홋스퍼)의 옆자리가 휑하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행기로 이동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한국에서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한 뒤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
하지만 손흥민은 없었다. 그는 올여름 10년 만에 토트넘과 작별하기로 결정했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엔젤레스(LA)FC로 이적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동료들과 달리 바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 때문에 '토트넘 최고참' 데이비스의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그는 손흥민과 나란히 앉아 이동하곤 했지만, 손흥민이 떠나면서 혼자 앉게 된 것.
데이비스는 카메라가 다가오자 씁쓸한 미소를 지었고, 장난스레 고개를 떨구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토트넘 구단도 "그의 고정석"이라는 문구로 손흥민의 빈자리를 강조하며 눈물 이모지를 덧붙였다.
데이비스와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2015년 여름 손흥민이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하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됐다. 손흥민은 데이비스의 아들인 랄프의 대부이기도 하다.
워낙 오랫동안 절친한 사이인 만큼 헤어짐이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을 마친 뒤 "내가 토트넘을 떠난다고 하자 데이비스가 눈물을 쏟았다. 정말 많이 울었다. 자꾸 옆으로 오지 말라고 했다"라고 데이비스와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데이비스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에게 작별 인사도 전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10년간 거의 하루하루를 함께 보냈다.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순간을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생일과 내 결혼식, 너의 100골 클럽 가입 축하, 심지어는 아이들을 그네에 데려가거나 시트콤을 같이 보고, 쉬는 날 브런치를 먹는 소소한 순간들까지 말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데이비스는 "당신은 정말로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됐다. 항상 그랬듯이 매일 너를 볼 수 없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너가 끔찍이 그리울 거야. 하지만 우리가 곧 다시 만나게 될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다음 챕터에서 행운이 따르길 빈다, 주장. 우린 너가 분명히 멋지게 해낼 거란 걸 알고 있다. 사랑을 담아. 벤과 에밀리, 랄프 그리고 우디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의 빈자리는 경기장 위에서도 드러났다. 토트넘은 8일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0-4로 무기력하게 대패했다. 해리 케인이 친정팀을 상대로 페널티킥 실축을 범하지 않았다면 더 큰 점수 차로 패할 수도 있었다.
토트넘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전반 12분 케인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16분 제드 스펜스가 실수로 공을 내주면서 킹슬리 코망에게 원더골을 헌납했고, 2008년생 레나르트 칼과 2007년생 요나 쿠시아사레에게도 실점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떠난 왼쪽 날개 자리에 브레넌 존슨을 선발 기용했다. 하지만 존슨은 물론이고 교체 투입된 마티스 텔과 윌손 오도베르까지 아무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조율을 책임지는 제임스 매디슨의 부상 공백도 뼈아팠다. 그는 한국에서 경기하던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조만간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며 사실상 시즌 아웃이 예상된다. 공을 운반하고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손흥민과 매디슨이 동시에 빠지면서 타격이 큰 토트넘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토트넘, 벤 데이비스 소셜 미디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